오는 8월 15일은 83주년 광복절이다. 수많은 피의 대가로 찾은 우리의 주권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전북 RCY 나라사랑 실천캠프'의 2박 3일 울릉도·독도 탐방이 진행됐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초·중·고 RCY(청소년적십자) 단원 모두 잠이 덜 깬 표정이지만 얼굴 가득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새벽 5시,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모여 버스로 출발했다.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두 번을 휴게소에 쉬어가며 포항에 도착했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에 승선해 2시간 50분 만에 울릉도에 도착했다. 배가 크고 깨끗해 멀미하는 학생이 없어 안심됐다.
울릉도·독도는 국가지질공원이다. 수려한 모습의 해안 둘레길을 걷고 봉래폭포에 올랐다. 장마 덕분에 폭포수가 우렁찬 소리와 함께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땀 흘리며 걸었는데도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 폭포에서 내려오는 길에 '천연 에어컨'이라고 적혀있는 동굴 안에 들어가니 금방 땀이 식었다.
다음 탐방지인 내수전 일출 전망대로 가는 길은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로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넓게 뻗은 수평선과 파란 바다 위에 죽도, 관음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죽도는 인간극장에서 여러 번 봐서 더욱 정감있게 다가왔다.
"울릉와 울릉~ 얼른와 얼른~ 스마트 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여행지와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스마트 관광 안내 서비스가 인상 깊었다. 스마트 폰으로 QR코드를 찍어보니 자세한 정보로 즉시 연결돼 무척 편리했다. 관광지에서도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느껴졌다.
촛대바위에 도착했다. 이름과 관련해서는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옛날 저동 마을에 한 노인이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딸과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조업을 나간 노인의 배가 심한 풍랑을 맞아 돌아오지 않았다. 딸은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로 며칠을 보낸 뒤에 아버지가 돌아오는 느낌이 들어 바닷가에 가보니 돛단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딸은 배가 있는 쪽으로 파도를 헤치고 다가갔다. 그런데 거친 파도에 지쳐서 그 자리에서 바위가 되고 말았다. 그 뒤에 이 바위를 촛대바위 또는 효녀바위라고 부르고 있다.
촛대바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모자가 날아갔다. 순간 효심이 부족한 걸 들킨 것처럼 마음속으로 뜨끔했다.
이튿날 촛대바위에서 장엄한 일출을 맞이하고 드디어 독도를 향한 여객선에 올랐다. 높은 파도로 배가 심하게 출렁거리자 멀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미리 키미테를 붙였지만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독도 경비대원들에게 선물할 사람은 1층 매점에서 간식을 구입하라는 안내 자막이 나왔다. 2층에서 내려와 겨우 1층 매점에 도착했는데 독도 접안이 확실할 때 오라며 간식을 판매하지 않았다.
자리로 돌아오는 계단에서 비닐봉지에 계속 토하며 심한 멀미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평소에 멀미가 심해서 그 고통을 알기에, 한참 동안 그 아주머니 등을 두드리고 손을 마사지해드렸다. 처음 보는 아주머니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모기 만한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파도가 너무 심하니 빨리 자리에 착석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아주머니 옆에서 안절 부절하는 남편분한테, 손 마사지를 알려드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창밖으로 독도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기대와 흥분으로 술렁거렸다. 그러나 파도가 심해서 배가 독도에 접안하지 못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순간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탄식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날씨가 좋아서 독도 입도를 확신했는데 파도가 말썽이었다.
배는 40분 정박했다. 모두 갑판으로 나갔다. 태극기 머리띠를 한 사람, 태극기 스카프를 목에 두른 사람, 손에 태극기를 든 사람들로 갑판은 만원이 되었다. 우리 RCY단원과 지도교사 모두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독도를 눈과 가슴에 담기 바빴다.
일본은 갈수록 독도 영유권의 수위를 높여가며 세계 각국에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정영미 독도연구소장은 “조선시대 관찬 사료에 독도가 한국땅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일본의 관찬 사료에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얘기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국가 공식 기록인 양국의 관찬 사료에는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기술만 확인되고 있으며 과거 일본 정부 기록인 1877년 ‘태정관지령’에는 울릉도·독도를 ‘일본 땅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문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독도에 1948년 8월 정부 수립 직후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 주소를 부여하고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독도에는 우리 국민과 경찰, 공무원이 상주하고 울릉도를 통해 해마다 1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독도명예주민증’ 신청 완료 후 집으로 오길 기다리고 있다. 2010년 11월 10일부터 독도에 입도하거나 선회관람 후 울릉군 독도명예주민이 되고자 신청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독도관리사무소에서 ‘독도명예주민증’을 발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땅인 독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애타게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지만 독도명예주민이 되어 기쁘다. 명예 주민으로서 앞으로 독도 수호에 더욱더 앞장서야겠다는 결심이 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