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황 열악, 새만금 잼버리 '망신 축제' 전락 위기

열악한 현장 상황, 해외 참가단 SNS서 비판 글
물웅덩이·폭염, 조직위 운영‧관리 부실 '도마 위'

2일 벨기에 잼버리 대표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 갈무리.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찜통더위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의 건강·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조직위의 운영 미숙으로 인한 열악한 현장 상황이 해외 참가단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벨기에 잼버리 대표단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웅덩이 위에 텐트를 세우고 있는 한 참가 대원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을 보면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 곳곳엔 물웅덩이가 산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늪지나 다름없는 곳에 텐트를 세우고 10박을 보내야 하는 셈이다.

해당 사진을 본 벨기에 스카우트 대원 부모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잼버리가 아니고 머드 축제 같다", "습지에 잼버리를 왜 하는 거냐", "저런 곳에 2주 동안 있어야 한다니 아이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등 댓글이 쇄도한 것.

잼버리 야영장 관련 침수 문제는 지난해부터 줄곧 지적됐다. 새만금 일원은 물이 잘 빠지는 황토·마사토 등이 아닌 고운 모래로 땅을 메운 간척지인 탓에 원활한 배수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록적인 장맛비가 쏟아지자, 이대로 물이 고인 늪지에서 잼버리를 개최해도 되겠느냐는 지적이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나오기도 했다.

잼버리 조직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잼버리 영지에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사용되는 팰릿 10만 개를 배치했다. 참가 대원들에겐 입영 시 팰릿을 텐트와 케이블 타이로 고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새만금 잼버리 델타 지역 곳곳에 물웅덩이가 산재해 있는 모습.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새만금 일원은 간척지라 지반이 불안정한 데다 이미 대부분이 늪지로 변한 탓에 팰릿을 이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텐트 고정 자체가 어렵다. 게다가 텐트를 설치한다고 해도 물웅덩이 속에서 모기 등 갖가지 해충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선 조직위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을 돕는 IST(International service team)로서 전날부터 활동하고 있다는 A씨는 "늪지 위에 겨우 텐트를 설치해도 고정 팩이 풀리는 게 일쑤고 매일 밤마다 물웅덩이에서 파생된 모기에 고생하고 있다"며 "현재는 폭염으로 물웅덩이가 대부분 마른 상태지만, 이번 주말부터 다시 비가 온다는데 걱정이 크다. 주최 측의 뚜렷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