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량판 '순살아파트' 9곳⋯철저한 안전 점검 이뤄져야

준공 6곳·시공 3곳⋯LH 1곳, 나머지 민간
지역별로는 전주 5곳, 익산·군산 각 2곳
정부,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

지하 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하나인 경기도 오산시 세교2 A6블록 아파트 주차장에 보강 공사를 위한 전단보강기둥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철근 누락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북에도 지난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가 9곳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순살 아파트'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장수군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전북에서도 지진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무량판 구조 건축물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 가운데 지난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는 총 9곳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6곳은 준공해 입주를 끝냈고, 나머지 3곳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LH는 비용 절감을 위해 2017년부터 지하 주차장 공사에 이 공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LH 아파트는 1곳이고, 나머지는 모두 민간 건설사 아파트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전주시 5곳, 익산시 2곳, 군산시 2곳이다.

현재 시공 중인 아파트는 익산시 1곳, 군산시 2곳이다. 민간 건설사가 짓고 있는 군산 아파트 2곳은 군산시에서 설계 도면 등을 확인하며 철근 누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LH가 발주한 익산 아파트는 LH 합동 점검 결과, 다행히 철근 누락 없이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LH 전북본부는 "현재 도내 무량판 구조 아파트는 익산시 1곳으로 안전 점검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입주 예정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내 무량판 구조 아파트 대부분은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없을 무(無), 대들보 량(梁). 무량판 구조는 말 그대로 대들보가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구조다. 보나 벽 없이 수직 자재인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기 때문에 공간 확보가 용이하고, 건설 비용과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무량판 구조는 대들보가 없다 보니 수평 하중에 취약하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 무량판 구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다.

국토교통부는 조사 시기를 넓혀 지난 2013년 이후 지어진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도 각 시군에 추가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LH가 91개 단지에 대해 비파괴검사 등을 동원해 안전점검을 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을 발견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293곳에 대한 안전 점검을 다음 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