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계잼버리 대회가 망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린 덥기는 하지만 신나고 즐거워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바라보는 일부 국민과 국내 언론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잼버리 대회 현장을 즐기는 세계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지만 대부분이 새롭고 즐겁다고 한다.
국제대회인 잼버리 현장을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은 ‘폭염지옥, 파국, 망신살, 생존 서바이벌, 즉각 증단해야’라는 자극적 언사를 쓰고 있다. 여야는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는 등 총체적 난국이다.
물론 7년의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미숙한 준비로 원활한 대회 운영에 차질을 빚은 책임론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회 7일차로 접어든 현재 국민과 국가, 그리고 언론은 지나친 비판보다 잼버리 대회의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잼버리 성공개최 여부는 언론이 아닌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청소년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잼버리 기간(8월1일~12일) 동안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청소년들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강인했다. 33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도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옆 나라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과의 우의를 다졌다.
“다음 잼버리대회에서도 꼭 다시 만나자”며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위를 식히려 자신의 얼음물을 서로 나눠 마시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휴가 중 잼버리 개영장을 찾은 대통령 부부의 모습과 잼버리 기간 내내 야영지에 집무실을 차려놓고 야영하는 전북도지사, 행사장을 자주 찾는 국무총리 및 장관들의 모습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대회 초기에는 덥고, 악취나는 화장실, 불편한 샤워실, 부족한 냉방시설, 달려드는 모기떼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는 게 세계 상당수 청소년들의 시각이다.
야영장을 떠나는 한 영국 청소년은 “덥고 습해 힘들긴 했지만 참을만 했어요. 대회 마지막날까지 동료들과 함께 있고 싶었는데 이렇게 떠나게 돼 아쉽다”면서 “대회 기간 내내 우리를 챙겨주기 위해 힘써주신 봉사대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 독일 청소년은 “대통령 부부에 도지사, 시장, 국가 고위직 공무원들이 계속해서 현장에 오니 현장 여건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어요. 아무리 더워도 우린 스카우트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서 “이 정도 어려움도 못이긴다면 스카우트 대원이라고 할 수 없죠”라고 했다.
또 다른 폴란드 청소년도 “우린 너무 신이나 있다. 우리가 하루종일 야영장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데 너무 신기하고 새로운 광경들”이라며 “왜 한국인들은 (잼버리 현장)이곳이 폭염과 벌레, 그리고 더러운 시설에 노출돼 있어 사람이 있을 장소가 아닌 것처럼 말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