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서 얼음생수로 사랑 나눈 한태민씨 가족

5일 얼음 생수 400병 무료 나눔한 한태민씨 가족
자녀들 세대에서도 한국에서 잼버리 대회 열리길

5일 새만금 잼버리에서 얼음 생수 400병을 무료 나눔한 한태민씨 가족 모습/사진제공=전북도

"더 많은 대원들에게 얼음 생수를 나눠주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죠."

지난 5일 오후 3시께 연일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잼버리 웰컴센터 앞쪽에는 "Free ice water for Scout. 얼음물을 드립니다"라고 적힌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더위에 지친 대원들에게 400병의 얼음 생수 나눔 행사를 마련한 한태민(34) 씨 가족의 차량이다.

무료 나눔을 위해 전주에 거주하는 한태민·박슬아(37) 부부와 한결(14살), 한율(13살), 한설(10개월) 삼남매가 총출동에 나선 것.

한태민 씨는 "평소 가족들과 캠핑을 즐겨 가는 곳이 부안인 만큼 그동안 새만금 잼버리 준비 과정을 지켜보았는데, 폭염이나 일사병 등 대원들이 힘들어한다는 기사가 쏟아지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면서 "조금이나마 우리 가족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고민하다 논의 끝에 얼음 생수를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초등학생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전 세계 청소년들이 모인 잼버리를 찾아 외국인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교육 차원에서 좋은 기회였고, 나눔을 하면 나눔으로 또다시 찾아온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더 많은 얼음물을 준비하고 싶었지만, 개인이 얼릴 수 있는 물병에 한계가 있어 너무 안타까웠다"며 "얼음물 나눔 행사 제안을 흔쾌히 받아준 와이프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소소하게 행사를 준비했지만 대원들이 감사의 의미로 스카우트 완장이나 스카프 등 소정의 액세서리를 선물로 나눠주었다"면서 "선물을 받아 기뻐하고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눔 행사를 하기 잘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는 나눔 행사 관련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 국적의 외신 기자와의 만남에서 그 마음이 변했다. 인터뷰를 거부하는 모습조차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비치는 것이 싫어서다.

한태민 씨는 "32년 만에 한국에서 또다시 열린 잼버리 행사다. 시간이 지나 자녀들 세대에서도 한국에서 잼버리가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뜨거운 날씨인데 안전사고 없이 행사가 잘 마무리돼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