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폭염에 태풍이 또?…전북 농가들 자포자기

지난 여름 태풍에 낙과한 전주 사과 과수원의 사과들.(사진=전북일보DB) 

폭우와 폭염, 연이은 이상기후로 큰 피해를 본 전북 농가들이 태풍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부산 남서쪽에 상륙해 전북지역도 영향권 내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유례없이 길었던 집중호우로 농촌 현장이 초토화됐던 가운데 또다시 재해피해가 우려되자 도내 농가들은 자포자기 심정이다. 

당시 침수피해를 입었던 논콩 재배 농가들은 “장마 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설과 재배지 복구하랴, 병해충 방제하랴 현장은 여전히 아수라장”이라며 “태풍으로 거센 비가 또다시 덮치면 더 이상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강풍에 낙과 우려가 큰 과수 농가들도 근심이 큰 상황이다. 

전주의 한 복숭아농장주는 “지난달 전주복숭아축제를 앞두고 수확했던 복숭아들이 폭우 때문에 수확률이 대폭 줄고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이 최악이었다”며 “이번에 수확되는 것들은 상품성이 좀 나을까 기대했는데, 강풍에 의한 낙과를 줄여줄 펜스(그물망)가 얼마나 지켜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수의 한 사과농장주 역시 “올해 봄부터 냉해, 폭우, 폭염까지 오락가락한 날씨에 올해 농사는 정말 힘들다”며 "예년에도 장마, 태풍 피해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재해에 가까운 변화무쌍한 날씨는 처음 본다. 농사 망쳤다는 얘기는 진작 나왔고, 이번에 올 태풍으로 또 얼마나 손실을 볼 지 걱정"이라고 했다.

전북농업기술원과 도내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 유관기관들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태풍은 사실상 예방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여서 신속한 피해 상황 파악과 빠른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해 배수시설 점검, 2차피해 최소화 등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