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떠나게 되는 건가요? 폭염도 견뎌냈는데 태풍이 강한가요? 그럼 이제 친구들과 이별인 건가요?”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의 조기 철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소년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청소년들은 갑작스러운 잼버리 장소 변경(서울 등 수도권) 소식에 새롭게 만난 해외 친구들과 이별하게 되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7일 오후 2시 30분께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 내 영내 프로그램 일환 중 하나인 워터 슬라이드 현장.
체감 온도 33도에 달하는 가운데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세계 청소년 수백 명이 모여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세계 각국 스카우트 청소년들은 길게 줄지어 워터 슬라이드(물 미끄럼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청소년들이 물총 싸움을 하고 있었다.
또 히잡 등을 이유로 물놀이를 즐기지 않는 청소년들의 경우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기고자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세계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새만금 잼버리 퇴영 소식을 들은 청소년들은 서운함과 아쉬움, 그리고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조기 철수 발표가 이뤄진 후 델타구역에서는 이미 이별 소식을 알리듯 그늘막 해체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온 알폰소(16) 군은 “다른 문화 친구들과 만나 너무 즐거웠는데 이렇게 떠나야 한다니 아쉽다”며 “브라질과 이탈리아 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이제 서울로 옮기면 못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지카 구스티나(14) 양 역시 “호주, 스웨덴, 한국, 칠레 등 많은 국가의 친구들을 사귀게 됐는데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다니 실망스럽다”며 “만약 장소를 옮기게 되면 지금과 같은 대형 문화 교류는 체험이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곁에 있던 아디스티아나(16)양도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스웨덴에서 온 그레타(17) 양은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아쉬웠다”며 “인도 친구를 만나 헤나 타투를 받는 등 비록 덥긴 했지만 새만금 잼버리에서 너무 좋은 추억들을 쌓게 됐다”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새만금 잼버리 이동 소식은 한국 청소년들에게도 아쉬움을 줬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채경(14) 양은 “서울로 이동한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며 “패들 보트를 타고 다른 국가 청소년들과 문화 교류를 하며 새만금 잼버리를 너무 즐기고 있었는데 떠난다니 아쉽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