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새만금"⋯몸보다 큰 배낭 메고 야영지 떠나는 잼버리 대원들

이른 아침부터 짐 옮기기 구슬땀 "떠나기 아쉬워"
"고창 템플스테이, 전주 한복 체험 등 기억에 남아"

8일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 아쉽지만 새만금 잼버리에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 즐거웠어요.”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으로 갑작스럽게 서울, 경기 등의 지역으로 장소가 변경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은 8일 이른 아침부터 참가 청소년들이 야영지를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으로 분주했다.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잼버리 대원들의 숙영지에서는 참가자들이 텐트를 접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텐트가 접힌 자리에는 초록색 잔디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자신들의 몸보다 큰 배낭을 짊어진 청소년들은 집결지를 향해 줄지어 이동했으며 일부 국가 대원들은 이동 편의를 위해 수레에 짐을 싣고 있었다.

숙영지 근처에는 이미 참가자들의 이동을 돕기 위한 관광버스 수백 대가 줄지어 주차돼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일부 국가 대원들은 자신들끼리 무리지어 앉아 그간의 추억들을 되새기고 있었다. 

이들의 얼굴에는 갑작스럽게 잼버리 현장을 떠나게 된 데 대한 아쉬움이 역력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이건 군(18)은 “많은 세계 친구를 사귀었는데 갑작스럽게 새만금 잼버리를 떠나게 돼 무척 아쉽다”며 “첫 날보다 날씨도 좋아지면서 적응도 되고 여건도 좋아졌는데 장소를 옮긴다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알론 씨(22)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장소를 옮기게 되면 교류는 어려울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8일 불라기아에서 온 알렉산드로군이 고창에서 받은 뱃지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새만금 잼버리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꼽은 참가 청소년도 있었다.

불가리아에서 온 알렉산드로 군(15)은 “고창 선운사에서 진행된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며 “차를 마시는 방법 등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독일에서 온 게타 양(16)은 “전주 한옥마을 체험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 전통 의복인 한복을 처음으로 입어봤는데 너무 이뻤다”고 말했다.

광활한 대지에서 새만금 잼버리가 진행된 만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이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한 대원도 있었다.

한 네덜란드 대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매일 저녁 진행된 문화교류의 장이었다”며 “엄청 큰 무대와 공간 등에서 브라질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 함께 춤추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평가했다.

8일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기 위해 모여있다./사진=전북일보 엄승현 기자.

한편 이날 157개국 3만 7000여 명의 새만금 잼버리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전북을 비롯한 전국 8개 시·도로 빠져나갔다.

전북에서는 5720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남아 나머지 잼버리 여정을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