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2일 막을 내렸다. 대회 중반에 폭염과 태풍 ‘카눈’ 등으로 대원들이 모두 조기철수하는 바람에 대회 개최지인 전북으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전북과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을텐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번 대회는 세계 158개국에서 4만3000여 명의 청소년이 모여 야영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우정을 쌓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파행을 빚어 세계 청소년들에게 크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장소 선정에서부터 준비 부족, 미숙한 진행, 사실상 부재상태의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방만한 운영과 예산 집행 등 지적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실상 총체적 부실이었다. 여기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연일 폭염에 시달려야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가세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해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중앙언론까지 나서 전북과 새만금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소리가 난무한다. 국민의힘은 “지방자치의 미래가 없다”며 겁박을 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잼버리 한탕으로 예산 2조원을 따낸 전북도”라며 얼토당토 않은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행사가 끝난 만큼 평가와 감사 등이 뒤따라야 한다. 잘못한 것은 엄정하게 책임 소재를 가리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당연히 전북 관계자들도 포함된다. 그래야 이번처럼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모든 책임을 힘이 약한 지방정부에 씌우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책임을 덮기 위해 지방을 희생양 삼아서는 안된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여당은 연일 전북을 때리는데, 불과 한 달 전에 김기현 대표가 전북을 찾아 구애한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전북도와 부안군, 그리고 도민들 또한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잘못한 부분은 분명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번 일로 위축되고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단합해야 한다.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전북의 미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