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란(蘭)-서상옥

고고한 넋이

외로움을 이겨

함초롬히 솟아난 혼이다

 

몸맵시 가다듬고

세월을 낚아

올곧게 자라온 선비다

 

그윽한 향기 봄볕에 녹아

창문을 두드리면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떠나고 난 후 란蘭의 자태를 보면 알 것 같습니다. 세속을 초월하여 고상하고 고풍스럽게 “몸맵시 가다듬고” 살아 온 사람은 더 그립습니다. “세월을 낚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노라면 얼마나 나에게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습니다. 사랑은 시들고 기억으로 떠오르는 사무치도록 그리운 사람은 “란”의 향기와 같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스며듭니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