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태풍 피해에도 ‘새만금 관할권’ 집회?···시기 부적절

18일 행안부 앞에서 ‘새만금 관할권 사수' 집회 예정
잼버리 후 새만금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 ‘최악’
“관할권 주장 정당해도 집회 시기 적절치 않다”

지난 3월 9일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새만금 관할권 사수’를 위한 '군산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 발대식 모습/사진제공=군산시

군산시의회(의장 김영일)가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 파행과 태풍으로 인한 전국적 피해 속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만금 관할권 사수’ 집회를 계획하는 등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행보를 보여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잼버리 여파로 새만금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가 최악인 상황에서 새만금 관할권을 주장하는 집회 강행은 ‘시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할권 주장과 이를 위한 단체 행동이 정당하더라도 시기기 적절치 않다면 오히려 목적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산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는 18일 오후 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서 ‘새만금 관할권 사수를 위한 대규모 범시민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집회는 군산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의 주최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산시의회가 주도했으며 자생 단체 등 지역민 7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제는 집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가 사실상 파행으로 끝났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새만금에 대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욱이 전례 없는 폭우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전북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아직 피해복구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현시점에 주민들과 공무원들을 동원해 폭염 속에서 새만금 관할권 주장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실제 집회 강행을 앞두고 공직사회와 읍면동 주민자치위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지역 정치권에서 조차 우려가 일고 있다.

군산시 익명 토론방에는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 후 새만금은 전국적 혐오 단어가 됐으며, 지역민들 목소리를 들어봐도 집회 시점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우려의 글이 올라왔다. 

읍면동 주민자치위원 A씨는 “수년 전부터 예견된 사태를 이제 와서 대응한답시고 정치인들이 면피용으로 지역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폭우·폭염 등 자연재해로 농가 피해가 커 농민들은 시름인데 ‘땅따먹기’에 혈안인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치계 인사 B씨는 “관할권 사수는 중요한 현안이지만, 잼버리 파행을 전북 탓으로 정조준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집회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집회와 항의보다는 중분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적·전략적 논리를 만들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