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세계잼버리 파행 책임론을 전북도에 넘기고 조리돌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보다 못한 여당 관계자들이 ‘할 말’을 하고 나섰다.
특히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는 ‘잼버리 전북 책임론’에 반발하며 ‘탈당’ 의지까지 표명했다.
정부가 주관한 세계잼버리 대회의 파행 책임을 개최 장소지인 전북도에 떠넘기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이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잼버리 사태 관련 전 정권과 전북도가 문제라는 식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 “정말 화난다. 그런 논평이 당론이라면 저는 오늘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다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집권 여당 책임은 더 크다. 무슨 지방자치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마치 호남에 또는 전남의, 전북의 도민들한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정말 그게 당론이라면 오늘이라도 저는 그런 당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다. 정말 정신 나간 소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며 집권 여당의 대응 방향을 비판하고 나섰다.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노태우 시절부터 추진된 새만금 간척사업을 이어, 농지에서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에 오히려 보수정권에서 적극적이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넣고, 실제 추진되는 상황이고, 이제 산업유치에 성과를 좀 내려고 하는 상황인데, 이런 기반 시설비용을 모두 ‘전라도가 해먹었다’라고 하면서 악마화 해봤자 남는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거 니들이 ‘전라도가 해먹었다’라고 몇조원 이야기하는 거 전부다 보수대통령들이 시작한 사업들이거나 보수의 대선공약”이라면서 “같은 식으로 따지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수십조 들여서 짓고, 북항 재개발 사업을 같이 진행하며 그 외에도 많은 인프라를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봐야된다”고 일침했다.
또 “그만큼 지방은 뭔가 큰 행사를 유치해서 그것에 얹어서 핵심인프라를 유치해야할 절박성이 있는 것으로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 강릉선KTX를 예타없이 지었고, 여수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전라선 고속화 사업을 통해 KTX를 넣었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전라북도는 14.4%라는 의미있는 지지율을 기록한 곳으로 새만금 화장실이 아무리 더러워도 들어갔을 때와 나왔을 때 마음이 바뀌는 화장실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대통령이 개영식도 가고 개최 전에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와서 아무 문제없다고 얘기해 놓고, 이제 와서 잘 안되니까 전라북도 탓한다고 하면 좀 쩨쩨해 보이는 일”이라며 “중앙정부도 오케이하고 조직위 차원에서 갔던 건데, 책임 떠넘기기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전라북도를 싸잡아서, 더 나아가 전라도 전체를 싸잡아서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며 “정부·여당이 전북도 책임론을 밀어붙이게 되면 그런 일부의 목소리들이 힘을 얻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정부·여당이라고 하면 ‘내 탓이오’ 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