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먹기 나름, 냠

유세현 간호사

우리 아빠는 엄마, 두 명의 이모, 나의 친언니와 한 명의 사촌 언니의 운전 연수를 맡아 현재 그들이 분노의 질주의 빈 디젤의 심장을 가지고 도로에 나와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전적이 있다. 훌륭한 운전 연수 선생님과 함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들이 수능 보고 바로 다 딴다는 그 운전면허를 여태껏 나의 권태로움을 이유로 스물다섯인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권태로움뿐만 아니라, 면허증을 따놓고 일명 '장롱면허'가 되는 게 싫어 굳이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을 때 그때 따야지라며 외면했던 것 같기도 하다.

지난 6월, 아빠가 새 차를 뽑으면서 아빠의 옛 차는 주인 없이 방치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를 본 나의 친 언니는 "너, 빨리 면허증 따고 아빠한테 혼자 하면 외로우니 사촌 언니랑 같이 연수 시켜달라고 해"라고 말하였고, 이는 시내버스 출퇴근으로 지쳐있던 나에게 꽤나 흥미로운 제안이었다. 언젠가는 따야 했고, 내가 직접 운전을 할 수 있을 시기가 바로 지금인 것 같았다. 마음먹기는 참 어렵고도 쉬운 것이 5년 동안 딸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따야지 따야지'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언니가 던진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서 당장 운전면허 학원에 연락하게 되었다. 도로주행 시험을 연수 받을 때부터 느꼈지만 나는 꽤나 운전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연수해 주시는 선생님조차도 '학생은 감이 있다'라며 '연습한 대로만 시험 보면 만점이다'라고 하시면서 나에게 칭찬을 쏟아주셨다. 나와 같이 받은 사람은 덜덜덜 떨면서 운전이 너무 무섭다고 하며 어떻게 그렇게 강심장이시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운전학원 자동차를 타고 도로 위에 나가면 지나가는 차들이 귀엽게 생각하며 천천히 지나가도, 어려움이 있어 보여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실 것이다'라고 생각하라고 했고 '두려워하면 안 하던 실수도 하게 되니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라'라는 의견을 전했다.

실제로 나는 운전을 하면서 무서움보다는 '카트라이더' 게임을 실현하는 느낌이었고 빨리 면허증을 받아 내 차로 직접 운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운 때문인지 나의 탁월한 감각 때문인지 필기, 장내시험, 도로주행 시험을 한 번에 다 합격하고 기쁜 마음으로 면허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면허증이 나오고 나서 곧바로 사촌 언니와 함께 아빠로부터 연수를 받기 시작했다. 평소 겁이 많아 운전도 무서워할 것 같았다는 부모님의 생각과는 다르게 운전대를 잡은 지 약 2개월이 되어가는 나는 지금 지킬 것은 너무나도 잘 지키는 빈 디젤이 되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마음이란 정말 내가 먹기 나름이구나'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마음먹은 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해질 수 있고, 그 결과 또한 잘 따라와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집을 떠날 때 코드를 뽑고 가기' 등 나와의 약속에서 마음먹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이 글을 작성하면서 다시 다짐한다. 마음은 먹기 나름이야, 냠!

/유세현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