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으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서 막을 내린 제25회 새만금잼버리대회가 대회를 총괄했던 김현숙 여가부장관이 급기야 경찰 수사를 받고 21일부터 감사원에서 전북도에 전면적인 감사를 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예산집행을 총괄하며 대회준비에 만전을 다했다고 호언장담했던 김 공동조직위원장에 대한 경찰수사와 대회 개최지였던 전북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잘 잘못이 가려 지겠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한 새만금개발로 잼버리가 실패했다는 지적은 논리비약이며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것이다.
월드컵과 동 하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우리나라가 세계13위라는 경제대국임에도 사전에 각종편의시설을 제대로 확충하지 않고 폭염으로 온열환자가 발생할 것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등 운영미숙으로 국제적 망신을 사면서 국민적 자존심이 손상되었다. 의사결정구조상 원톱으로 대회조직위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어야 했는데도 5명으로 공동조직위를 꾸려 역할과 책임의 한계가 불분명한 게 실패작이 되었다.
문제는 국힘이 일관되게 전북도가 새만금사업 추진을 위해 잼버리를 이용해서 국가예산을 확보 했다는 지적은 팩트가 잘못된 가짜뉴스나 다름 없다.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김대중간 정치적 담판에 의해 1991년에 착공한 국책사업이다. 30년 이상 전북 도민들 한테 희망고문이 된 이사업을 이번 잼버리대회에 뜬금없이 소환해서 가타부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은 전북 도민을 무시하고 우롱한 처사밖에 안된다.
지역감정 해소를 통해 국민통합을 모색해야 할 국힘이 무슨 이유로 잼버리 실패를 전북도 책임인양 몰아가는지 납득이 안간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한테 책임을 뒤집어 씌워 고립무원 상태로 빠뜨리려고 했다면 그건 잘못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도 전북도 잼버리 책임론에 정말 화가 난다면서 그게 당론이라면 탈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새만금 기반시설 확충은 보수정권의 공약이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천하람위원장도 정부 여당이라면 내 탓이오 자세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힘 정운천 의원은 타이밍을 놓친채 싸우려는 자세보다도 중앙정부에도 공간을 열어줘야 대화가 풀린다는 식으로 말해 도민들로부터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잼버리 실패에 대한 전북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그간 국힘과 협치를 통해 전북발전을 도모했던 김관영지사가 정치적으로 타격은 입었지만 오히려 도민들의 지지는 더 견고해졌다. 모처럼만에 전북정치권이 원팀으로 새만금을 흔들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결의한 것은 다행이지만 워낙 정치력이 약해 예산국회에서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지 걱정스럽다.
아무튼 김지사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새만금으로 유치해 새만금 개발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에서 암초를 만났지만 도민들이 자강의식을 갖고 똘똘 뭉치면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약해 이런 문제가 유발되었기에 물갈이를 통해 새정치판을 짜야할 때가 왔다.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