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전주시장이 22일 ‘아중호수 관광명소화 사업’ 청사진을 밝혔다. 도심 친수공간인 아중호수를 한옥마을과 고덕터널 일원, 지방정원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2029년까지 총 1180억5800만원을 들여 △아중호수 바람터널 조성 △관광 케이블카 설치 △지방정원 조성 △아중호수 공공도서관 조성 △후백제 역사공원 조성 △아중호수길 도로확장 등 6개 사업을 역점 추진키로 했다. 이 중 단연 관심을 모으는 사업은 역시 우 시장의 공약인 ‘한옥마을 케이블카’ 다. 한옥마을~기린봉~아중호수를 거쳐 호동골 전주 지방정원으로 연결되는 길이 3km의 도시 케이블카를 오는 2029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한옥마을에 집중된 관광수요를 확장해 체류 관광객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우려도 많다. 관광 활성화를 내세운 케이블카 설치 붐에 충분한 타당성 검증도 없이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치열한 논란 속에 예산만 낭비한 채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민간투자 유치가 관건이다. 시는 6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민간투자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 시장은 “업계의 관심이 많아 상당 부분 민간투자를 확보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투자협약이 체결된 게 아닌 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 업계의 관심이 곧 투자로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 없다. 냉정하게 말하면 청사진만 있고,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사업이다. 가뜩이나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로 민간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환경 문제를 놓고 환경·시민단체와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민선 7기, 전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다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채 결국은 백지화 수순을 밟은 ‘한옥마을 관광트램’ 사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물론 전주시가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하겠지만, 발주기관의 과업지시에 따라 수행되는 용역결과만으로 당위성을 내세워서는 안 될 것이다. 충분한 검토와 지역사회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고 논란 속에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졸속행정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