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잼버리 파행을 계기로 자신들의 당론인 ‘전북권 국제공항’저지와 ‘새만금 백지화’를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보당이 약진하기 전 전북의 제3당 이상의 비중을 보였던 정의당은 한결같이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만금 공항 반대에 집중하던 정의당은 지난 4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후보조차 발굴하지 못할 정도로 도민들의 지지를 잃으면서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그러나 잼버리 사태가 촉발되자 마치 기회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다시 당 지도부와 도당이 합심해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민주당 다음으로 전북도민의 지지를 받아 적지 않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원내에 보낸 정의당은 전주을 선거에서 지역 내 출마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정의당 후보 없이 선거가 치러졌다.
정의당보다 레디컬 진보정당으로 분류되는 진보당은 새만금 등 도내 숙원 사업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으면서 강성희 의원을 원내로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원내 3당인 정의당은 전북 출신 출마자는 물론 전략공천도 어려워지면서 대중정당으로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정의당의 소신은 굳건하다는 평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의원은 “새만금 국제공항은 잼버리를 빌미로 이뤄진 사업 중 하나”라면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급기야 여권 인사인 추 장관이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추 장관이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의 당위성을 두둔하는 모습도 나왔다.
장 의원은 “새만금 신공항 예타면제가 잼버리 때문에 된 것이라 아는 국민이 많다”며 “정부여당은 전북도에 책임을 돌리면서도 새만금 공항사업은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사업 백지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새만금 공항 예타 면제는 다른 지역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면서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그 절차에 맞게 예산이 투입돼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입장은 한마디로 '예타가 면제되기 전으로 시계추를 돌리려는 시도는 국가시스템은 물론 일반적 상식에도 어긋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당시 기재위에는 여러 전북 연고 의원들이 있었지만 장 의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국토교통위에선 심상정 의원이 새만금 신공항 저지 발언에 나설 전망이다.
정의당 전북도당도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이 주축이 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과 새만금 신공항 반대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의당 전북도당은 잼버리 사태로 촉발된 새만금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20대 대선 후보 전북 대표 공약도 새만금 신공항 사업 철회였다.
심 의원은 지난 2021년 9월 “새만금 국제공항은 이미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에서 경제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공항의 운항 편수가 적은 것도 실수요가 없는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무엇보다 새만금의 마지막 천연 갯벌인 수라갯벌의 파괴가 우려되는 만큼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숙고를 거듭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앞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압박하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착공시기가 미뤄지는 데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했다.
정읍 출신인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잼버리 파행의 원인이 “새만금 토건개발 카르텔”이라면서 새만금 국제공항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