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사태에 침묵하는 여당 소속 전북 의원들

이정현, 이준석 전 대표 등 잼버리 파행 전북 책임론에 일침
전북지역 곳곳 새만금 사업 공격에 분노의 목소리
감사원 감사 핑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힘 전북도당
조배숙 위원장 전북도와 조직위 책임이 더 커, 일침엔 동의 못해

전북 도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세계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전북으로 몰아가고, 새만금 개발사업이 정치권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다.

전북지역 각계계층의 성난 민심이 이곳저곳에서 표출되고 있고, 여권 내부에서 조차 새만금개발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 전북도당과 여당 소속 도내 전현직 의원들은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전북에만 책임을 씌우지 말 것', '잼버리와 관계없는 새만금 개발 사업', '정치적 공세 중단' 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전북 14개 시군 기초의회 원내대표협의회는 잼버리 파행 책임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시실를 요구했다. 전북도의회는 새만금 잼버리 진실 규명 대응단을 구성하고 잼버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의 사실관계를 가린다.

여권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도 전북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비판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한민국에 벌어지는 그 모든 건 다 일단 일말의 책임이 우리(여당)한테도 있는 것이다. 잼버리 사태 때문에 새만금 사업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꼭 3살까지 같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글을 잇달아 올리며 "(잼버리 예산) 조직위가 최고 책임이고 예산의 80%는 현 정부 시기 지출이다"고 명시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윤 대통령께서 개영식도 가시고 여성가족부 장관은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이제 와 전라북도를 탓한다면 쩨쩨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당 내부와 지역사회에서는 민심이 들끓고 있지만, 전북지역 국민의힘 인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지난 16일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은 감사원의 감사를 받으면 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현재까지 전북 책임론과 새만금 개발 사업 잼버리 이용론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도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직 정비에 나섰지만, 누가 전북 지키기에 총대를 멜지는 미지수다.

이번 잼버리 문제로 새만금 개발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는 부분엔 공감하지만, 전북도나 조직위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여당 내부에서의 일침에 대해 "내부적인 부분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배숙 도당위원장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봐야겠지만, 잼버리 파행을 정쟁으로 몰아붙여 현 정부가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싸움은 민주당에서 걸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운천 국회의원(비례)은 "지금은 전북에 도당위원장직, 국민통합위원장, 예결위원, 당협위원장을 다 내려놓고 전국구 의원으로 있으니, 직을 맡을 때 행동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