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주차전쟁...차는 늘지만 기준은 제자리?

'주차전쟁', '주차난'으로 시민들 골머리 앓아
1가구 2차량이 보편화되면서 주차장 부족 '빈번'
지자체가 나서는 것이 최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와

뺴곡히 주차된 차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클립아트코리아

퇴근시간만 되면 총성 없는 '주차전쟁'으로 시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가구 2차량 보편화로 거주지 내 주차 자리가 갈수록 부족해지면서  공동주택 거주 시 세대당 주차대수를 먼저 고려할 만큼 '주차'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8일 부동산 R114가 K-apt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 기본정보에 등록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임대 아파트의 세대당 주차대수는 전국 평균 0.79대다. 1세대가 한 대도 주차할 수 없는 정도다. 분양 아파트 세대당 주차대수는 1.10대로 임대 아파트보다 조금 많았지만 늘어난 차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북 누적 자동차 등록대수는 98만 대다. 주차장 설치 기준이 개정된 1996년(37만 대)과 비교해 61만 대가 늘어난 셈이다. 이렇듯 차는 수십만 대 늘었지만 주차장 설치 대수 기준은 개정 이후 그대로라 주차 자리가 없어 '주차전쟁', '주차난'은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 주택단지 등마다 다르지만, 도내 A 아파트는 농구장 등 체육 시설로 쓰이던 곳을 없애고 주차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아파트들은 주차대수를 한정하고 초과 대수에 한해 요금을 요구하는 등 저마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주차장 설치 기준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역 규모별로 조금씩 다르다. 공통적으로는 1996년 세대당 주차대수가 1대(전용 면적이 60㎡ 이하인 경우에는 0.7대) 이상으로 개정된 이후 27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규정으로 인해 건설업체에 주차장 면수 확대를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지자체가 나서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국토교통부 등 역시 '주차전쟁', '주차난' 문제를 인지하고 주차 면적이 충분한 곳에 한해 분양가를 올릴 수 있도록 분양가 가산 항목에 주차항목을 신설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높아지는 분양가 피해는 또 고스란히 시민 몫이라 그리 반가운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차가 수십만 대 늘어난 만큼 주차장 규정도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일같이 '주차' 문제에 스트레스를 받는 탓에 전북지역 맘카페 등에서도 "주차난 심한 아파트" 등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다음번에 이사 가게 된다면 주차난 없는 곳으로 가겠다", "주차는 스트레스다", "주차가 정말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