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잼버리-새만금

박병선 군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세계 최장 33.9km의 방조제, 1991년 시작이후 대한민국 최장의 토목공사로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과정은 《정감록》의 예언이 실현되리라는 희망찬 시작과는 전혀 다르게 우여곡절 속에 3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방조제 완공 이후 국제공항 건설과 SOC 구축, 첨단산업과 수변도시 건성 등 새만금 내부 개발 사업은 상전벽해를 갈망하는 도민의 염원을 외면한 채, 인내심을 실험하듯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만금잼버리는 영국과 미국의 퇴영과 혼돈, 숙영지 변경과 상암 K-POP 공연 등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21일 개막에 앞서 현장을 찾았을 때, 숙영지 물처리와 폭염 대책 미비 등 언론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홍보 요원의 해설을 들으며 잼보리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했다. 더구나 개최 직전 새만금의 2차전지 특화지구 선정은 탄소중립의 미래 핵심 첨단산업의 발전 가능성으로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파행으로 점철된 새만금잼버리는 전북이 소외되어 온 새만금 개발 우여곡절의 연속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온전히 전라북도에 전가하는 행태와 여론은 당혹감마저 안겨 주고 있다. 무주동계올림픽 등 대형 국책사업을 양보하며 새만금의 조속한 완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온전히 전북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모자라 2024년도 새만금 SOC 관련 국가 예산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삭감으로 귀결되고 있다.

사실 새만금 보상 문제와 3차례 공사 중단, 기초지자체 간의 갈등은 지금도 첨예한 대립 구도를 연출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고육책 가운데 하나였던 방폐장 유치 사업, 숙원 사업이던 김제공항 사업은 지역민의 반대로 무산된 아픔을 안고 있다. 새만금공항 역시 우여곡절의 연속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해수 유통에 따른 후속 대책도 요원하기만 하다.

영종도 인천공항은 차치하고라도 부산 경남의 광안대교와 거가대교, 영광에서 여수에 이르는 전라남도의 S프로젝트, 충남 보령 해저터널 등 타 지자체의 대규모 국책사업!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는 새만금 개발 사업과 극명한 대비 속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새만금의 교훈과 타인의 성공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당당한 자신감으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의 치열한 노력이 절실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 능력의 내면화 속에 진실하고 성실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지이자 동북아 물류허브’로 구축하는 새만금 기본 구상 하에 2030년까지 공항과 항만 철도 즉, 트라이포트 물류체계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의 국회 통과, 하이퍼루프 시범 사업, 새만금 2차전지 투자유치와 국가전략산업 특화지구 지정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기반조성 SOC예산 5,147억원 무더기 칼질이라는 후폭풍이 몰려왔다.

구획화되는 세계경제 블록의 교차점에 위치한 새만금은 21C 동북아의  거점이자 미래 남북한 교류 협력의 중심지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운명지을 수도 있는 새만금 개발의 소명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40년 만에 리모델링, KCC농구단 연고지 변경 소식은 우여곡절의 와중에서 표류하고 있는 새만금과 교차되며 먹먹함을 더하게 한다.

/박병선 군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