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의 가장 큰 원인이 '새만금 부지'에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 퇴영의 직접적인 이유로 지목한 화장실과 샤워장 위생·청결 문제와는 동떨어진 인식에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 정부에 전가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이 "잼버리가 차질을 빚은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행사 초기 어려움을 겪은 원인 중 하나는 농생명용지라는 근본적인 장소 한계와 부지 조성이 2022년 12월에 끝나 2023년에 와서야 기반시설과 상부시설을 놓을 수 있었던 시간상 급박함에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회 장소 선정이 잘못된 점이 잼버리 파행의 근본 이유라 생각하느냐"는 임 의원의 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부지 선정 경과 등도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며 "2016년 8월 세계스카우트연맹 현지실사 단계에서는 부지를 관광레저용지로 하겠다고 했는데, 2017년 12월 새만금위원회에서 부지를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생명용지로 변경하며 부지 조성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발언하는 등 화장실과 샤워장 등 기초적인 준비 소홀은 외면한 채 부지 선정을 문제 삼았다. 여당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다.
또 김 장관은 부지 조성이 늦어지며 프레잼버리도 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가부 등 정부와 조직위는 프레잼버리 취소 이유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여가부 국정감사에서도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놨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이제 와 '부지 탓'을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부지 탓만 하는 김 장관에게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조기 퇴영하며 제기한 문제들은 화장실과 샤워장 위생 문제를 비롯해 폭염, 해충, 의료 문제였다. 이 모든 업무는 잼버리 조직위 업무였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위생, 음식, 폭염, 해충, 의료 등에 관한 계약도 조직위가 주관해 체결했다. 조직위에 대한 사무 감사나 감독 권한은 조직위 공동조직위원장이자 주무부처장인 여가부 장관에게 있다"며 김 장관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또 이 의원은 "2015년 9월 17일 한국스카우트연맹 잼버리 현장 실사, 2016년 8월 16일 세계스카우트연맹 잼버리 현장 실사 등 한국연맹과 세계연맹이 부지 적합성을 인정해 공모에 선정된 것"이라며 "세계연맹은 잼버리 유치를 위해 부지 250만평 제공, 상수원 공급,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등 3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부지가 새만금 잼버리 부지였다"고 설명하며 부지 선정에 관한 문제 제기를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