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 총궐기 국회 뒤덮다"

민주당 지도부와 도민 2000명 집결
전북 국회의원 삭발 투쟁
LH사태 이상의 도민 분노
전북정치권 추가 행동 예고도
새만금 사태 정파적 프레임 경계령

7일 국회 본관 앞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에 모인 전북도민과 삭발투쟁을 하고있는 전북의원들/사진=김윤정 기자

새만금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예산 증발 사태에 분노한 전북도민들의 목소리가 여의도 국회를 가득 메웠다.

이번 ‘전북도민 총궐기’는 야권이 주도했지만, 중도와 여권 성향 도민들도 새만금 사업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민 수천여명이 국회 본관에 집결해 지역 차별적 행태에 저항한 것은 2011년 4월 LH 사태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집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주축이 됐지만, 새만금 현안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한 모든 정부의 국책 사업이었던 만큼 정파적 프레임은 경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관계없는 국민들의 호소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이것이 또 다른 정쟁을 낳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9일 전북 원로 회동은 야권 뿐만이 아니라 여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함께 해 새만금 사업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7일 국회 본관 인근에서 열린 이번 집회는 정부 여당이 새만금잼버리 파행에 따른 책임론이 새만금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형태로 옮겨간 데 대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특히 집회를 위한 집회 투쟁을 위한 투쟁 대신 국회 예산심의 단계에서 증액을 요구하는 성격의 범도민 규탄 집회였다.

집회에는 도민 2000여 명과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8명, 전북 연고의원 다수가 참여했다.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에서 처음 입을 연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만금 예산을 무려 80% 가까이 삭감한 것은 예산을 무기 삼아 화풀이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의 새만금 '빅픽처'(큰 그림)를 믿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전북도민들을 바보로 아는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 개발의 신속성을 강조한 게 엊그제인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사업을 중단시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예산의 회복 없이는 국민 통합과 국토 균형 발전, 그리고 호남에 대한 애정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며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상식적인 최소한의 양식, 기본 양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전북에 지역구를 둔 김성주(전주병) 김윤덕(전주갑) 안호영(완주·무주·진안·장수) 신영대(군산)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 의원(김제·부안)과 전주을 이병철 지역위원장, 남원임실순창 박희승 지역위원장 등 8명이 현장에서 삭발을 감행했다.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익산을)은 오는 14일 기획재정부 앞에서 삭발하기로 했다. 김수흥 의원(익산갑)은 최근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밀접 접촉을 우려해 삭발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 의원 역시 코로나에서 회복되는 즉시 삭발을 감행할 계획이다.

한병도 도당위원장은 “새만금 예산을 삭감한 채로 내버려 둔다면 올해 정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 예결위, 본회의에서 반드시 새만금 예산을 살리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김성주 의원은 "(정부여당이)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모두 넘기고 죄 없는 새만금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김윤덕 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으로 상처를 받은 전북도민 여러분에게 이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오늘부터 시작이다. 새만금의 예산 보복을 절대 막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끝으로 발언에 나선 안호영 의원은 "예산 몇 푼을 살리려고 온 것이 아니라 잘못된 비정상에서 다시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우리가 모인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