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여가부 장관 사퇴 여론⋯김현숙 사실상 사퇴 거부

잼버리 파행에 '남 탓'하며 책임 회피 태도
청소년단체, 전북도의회 등 장관 파면 촉구
김현숙 장관 "지금 제 자리서 책임 다할 것"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새만금 부지 탓'으로 돌리며 전북도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사퇴·파면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사퇴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제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럼에도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이자 주무부처 장관으로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지만, 여전히 '남 탓'만 하는 그에 대한 여론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청소년단체인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지난달 말부터 서명운동까지 벌이며 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여가부는 잼버리의 주무부처가 맞다. 그러나 여가부는 잼버리 파행이 전북도와 조직위에 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김 장관은 청소년 주무부처 책임자로서의 신뢰를 잃었다"며 "자신이 먼저 사퇴해도 모자랄 판에 남 탓만 하는 여가부 장관을 해임시키는 데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김 장관 해임 촉구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전북도의회도 지난 6일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한 바 있다. 도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잼버리 파행의 책임이 주무부처인 여가부와 조직위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만, 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새만금 부지를 문제 삼았다"며 "마치 잼버리 파행의 원인이 부지 선정과 기반시설 조성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는 "김 장관은 대회 기간 생태탐방원에서 투숙한 것이 드러난 바 있다. 이는 영지를 지키라는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자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며 "김 장관의 책임 전가는 부도덕, 무능, 무책임한 후안무치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며 그에 대한 파면과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단식농성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파행시킨 김현숙 여가부 장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바꾼 원희룡 국토부 장관, 해병대 사망 사건을 은폐하는 이종섭 국장부 장관 등 멀쩡한 장관을 찾기 쉽지 않다"며 총리를 포함한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다.

그러나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사실상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계 없이 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는 없냐"고 묻자 "저는 지금 제 자리에서 책임을 다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를 하고 감사원 감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