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을 걸으며 고단하기도 했지만 즐거웠고, 외로웠지만 보람도 있었습니다.”
전주에서 한평생 한지공예인으로 살아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 김혜미자 명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전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흔히 한 분야에서 기술과 재주가 뛰어나서 이름이 난 사람을 명인(名人)이라고 한다.
천년의 전통을 이어온 전주한지가 김혜미자 명인의 손길과 닿으면 고운 빛깔을 뽐내는 명작이 탄생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동아시아 종이문화특별전’의 일환으로 김혜미자 명인의 특별전을 연다. 오픈식 15일 오후 4시.
15일부터 10월 10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경우 명인이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며 자식처럼 다루고 매만져온 작품 9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를 목전에 둔 14일 오전 전시실에서 만난 명인은 데이트 전날의 10대 소녀처럼 한껏 고무돼있었다.
명인은 “한지공예 작업은 살아있는 한 할 수 있는, 해야 할 가장 큰 기쁨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인은 특별히 마련된 전시를 통해 한지공예의 가치와 문화재로서, 공예가로서의 열정을 널리 알린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명실상부 한지공예의 대가인 김혜미자 선생님의 특별전을 개최하게 돼 영광이다”며 “한지공예가 대중에 널리 알려지고 전통공예로 인정받는 데 큰 힘이 된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한지의 예술 영역이 더욱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0여년 간 한지공예가의 길을 걸으며 전주를 넘어 국내·외에서 한지공예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후학들을 양성해온 명인.
특히 한지공예가로서 ‘색지장’이란 새로운 분야에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최초의 인물이다.
명인은 “한지공예는 인생의 선물과 같았고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남은 생은 한지공예를 전수하고 그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일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