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중이었던 소방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시민을 목격,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1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6시50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한 아파트단지에 “살려달라”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비번으로 아파트 주민 행사를 참여하고 있던 남기엽 소방위는 황급히 주변을 확인했다.
그가 목격한 것은 아파트 16층 베란다 난간에 20대 여성 A씨가 다리만 걸친 채 몸이 뒤집어져 매달려 있는 모습.
남 소방위는 황급히 해당 집으로 달려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나오는 이가 없었다. 안에서는 누군가 구조를 기다리는 듯한 소리만 들려왔다.
마음이 급해진 남 소방위는 서둘러 아랫집인 15층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고 상황을 설명한 뒤 베란다 난간을 타고 16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A씨를 발견한 남 소방위는 그의 몸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소방대원들이 출동했고 A씨는 손과 발에 깨진 유리에 의해 다친 가벼운 상처를 제외한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난간에 매달려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집안에서 지인이 그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전북소방본부 소속인 남 소방위는 지난 2008년 1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15년간 긴박한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거나 인명을 구조해 왔다.
그는 지난 2021년 순창소방서에서 근무하던 당시 퇴근길에 전주 완산 칠봉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과 함께 불을 진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남 소방위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베란다에서 버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기에 무조건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난간을 잡고 올라갔다”며 “천만다행으로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