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헌정사상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된 사례는 전례없는 일로 민주당은 충격에 빠졌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 결과 재적의원 298명 중 295명이 투표해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 3명을 제외할 때 민주당 내부에서 28표 이상의 이탈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은 민주당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폭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극한 대립이 예상돼 있으며, 불체포특권에 대한 포기 입장을 번복한 이 대표에 대한 대표직 사퇴요구도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민주당 내 ‘책임론’이 일고 있으며, 차기 총선을 끌어갈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총선을 앞둔 민주당이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극심한 갈등속 민주당내 신당 창당이 이뤄질 수도 있으며, 총선 공천 눈치를 보는 의원들의 무더기 이탈도 우려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가결의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을 부르고, 부결의 경우 방탄 꼬리표를 부르는 이중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내분에 휩쌓인 민주당을 살릴 수 있는 ‘처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가 법원에서 영장 기각을 받을 경우 무죄를 주장하는 이 대표의 명분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검찰의 영장청구에 맞서 당당하게 법원에서 기각을 받아내면 당내 입지가 더욱 강화돼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체포동의안을 놓고 가결과 부결에서 대립을 보여온 의원들의 갈등도 종식시킬 수 있다. 공이 법원으로 넘어갔지만 난관을 극복하면 단일대오된 민주당의 모습으로 여당에 맞서 경쟁할 힘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로 전북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 대표를 믿고 따르던 의원들과 중립을 지킨 의원, 이 대표가 아닌 다른 지도자를 따랐던 의원들은 총선 공천 계산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혹시라도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민주당은 큰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고, 세간에서 흘러나오는 신당설이 사실화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 다들 표현하진 않지만 머릿속에서 내년 총선을 어떤 방식으로 치러야할지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