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와 무더기 새만금 예산 삭감으로 일선 지자체들이 재정 운용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북 14개 시군 지자체는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한 예산 증액에 사활을 걸고 희망을 내비치면서도, 새만금 예산 원상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북이 요구한 신규 사업 518건 7524억 원 가운데 160건 2203억 원만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기존 진행사업은 총 934건 9조1568억 원 가운데 791건 7조7012억 원이다.
전반적으로 R&D와 교육, 일반·지방행정 분야 예산이 감소했다.
더욱이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된 주요 SOC 10개 사업의 부처반영액 6626억 원이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 원(78%)이 감소한 1479억 원만 정부안에 반영됐다.
그러면서 새만금권 지자체들의 내년도 예산이 반토막 났다. 예산 삭감 중 대부분이 새만금 예산이기 때문이다.
김제의 경우 7634억 원의 부처 반영액이 2392억 원으로 삭감됐다. 삭감된 예산 70~75%가량이 새만금 관련 사업이라는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산도 새만금 예산 삭감으로 1조 1700억 원의 예산안이 6300억 원으로 46%가 줄었다. 부안과 관련된 새만금 예산은 2300억 원 가운데 565억 원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과 거리가 있는 지자체들은 다행히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감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례적인 새만금 예산 대거 삭감 영향이 도내 전역으로 번지면서 일선 지자체들은 비상등이 켜졌다.
이에 단체장과 부단체장들은 국회와 세종시 종합청사를 잇달아 방문하며 각 시·군의 현안 사업 살리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오는 11월 정부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펼쳐지는 통상적인 국회 예산활동이 국정감사(10월)를 가리지 않고 12월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타 지역구 의원들에게까지 도움과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국가 예산 확보는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정부의 강경 기조 고수와 새만금 예산 회복 총력전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A 지자체 관계자는 "상황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새만금 부분에 힘을 더 써야 되기 때문에 난감하다"며 "국회의원들도 과거에 비해 지자체 예산 살리기에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B 지자체 관계자는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이 대규모로 삭감되면서 예산 확보에 어려운 실정이다"며 "논리를 만들어 국회와 공조할 방향을 찾고 있지만 정부나 기재부에서의 반응은 썩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