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번화가 담배꽁초 전쟁⋯명절에 실종된 ‘시민의식’

법질서 실천운동 선도 지역 수송동 거리에 담배꽁초 가득
시민의식 개선과 함께 흡연 부스 등 대책마련 시급 목소리

추석 연휴기간 수송동 번화가에 담배꽁초와의 전쟁이 벌어졌다/사진=이환규 기자

“이곳이 거리인지, 쓰레기장인지⋯”

지난 2일 자녀와 함께 군산 수송동을 찾은 김모 씨(여·40)는 순간 깜짝 놀랐다.

가는 거리마다 온통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살면서 이렇게 많은 담배꽁초는 처음 봤다”며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했다.

추석과 황금연휴를 맞아 군산 최대 중심지인 수송동(롯데마트 뒤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가운데 거리마다 온통 담배꽁초 등으로 뒤덮이면서 몸살을 앓았다.

수송동이 법무부의 ‘법질서 실천운동 선도 지역’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실제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수송동 유흥거리에는 황금연휴에 들뜬 시민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많은 사람들이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는 모습이 이어졌지만 이들이 떠난 자리에 양심까지 실종되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아침만되면 담배꽁초는 기본이고, 술병과 먹다 남은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가 너저분하게 버려진 모습이 쉽게 발견됐다.

특히 담배꽁초는 거리를 도배한 것처럼 가는 곳마다 수북이 쌓여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했다.

연휴기간 내내 이곳에서는 담배꽁초와의 전쟁이 벌어졌으며, 이 때문에 환경미화원들도 적잖은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되는 모습은 반가웠지만, 성숙된 시민의식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매우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법질서 실천운동 선도 지역으로 선정된 수송동은 그동안 ‘함께해요, 클린(Clean) 수송’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불법투기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 일대에 대한 단속과 자체 정화노력을 펼쳐오고 있으나 매년 명절 연휴나 주말 등이 되면 무용지물 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불법투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과 함께 시민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간접흡연 피해 및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일대 주변 곳곳에 흡연부스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민 박모 씨(25)는 “수송동 유흥지역에 흡연부스 등이 없다보니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버리는 행위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면서 “시민의식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기본적으로 시에서도 관련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