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는 왜 ‘게스트하우스’가 없나] (상) 현황 – 감성 자극은 없고 모텔만 수두룩

인근 전주·군산·남원 등에 비해 숙박시설 부실…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엇박자
원도심 활용 게스트하우스 등 관광객 감성 자극 도심권 숙박 공간 확충 절실

익산 인화동 모텔촌/사진=송승욱 기자

머물고 싶은 익산, 체류형 관광 활성화.

500만 관광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익산시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지역 내 숙박 인프라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SNS 활용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큰 MZ세대와 체류형 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감성적인 숙박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의 숙박 트렌드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그 동네만의 독특한 문화를 느끼고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숙박 공간의 개성과 다양성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지역 전체의 관광 매력도와 잠재 관광객에 대한 흡인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현재 익산지역 숙박 인프라 현황과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심 숙박시설 확충 방안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올해 9월 기준 익산지역 내 숙박업체는 238개소다.

체류형 관광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숙박 공간은 인근 전주 836개소, 군산 388개소, 남원 355개소 등에 비해 부실한 상황이다.

그마저도 인화· 평화동 일대에 밀집해 있는 모텔이 대부분이고, 도시의 개성을 담아 관광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도심권에 단 한 곳도 없다.

마동 전북대학교 특성화캠퍼스 앞 외국인만 숙박이 가능한 도시민박 1개소, 외곽 읍면지역에 농어촌민박 33개소와 한옥체험업 20개소가 있을 뿐이다.

이 같은 실정은 체류형 관광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직전인 2019년에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전라북도 관광경쟁력 종합지수 조사를 보면, 익산시는 200점 만점에 102.48점으로 전북 14개 시·군 중 7위에 머물렀다. 특히 관광 정책이나 홍보, 관광 품질은 평균을 상회한 반면 숙박시설은 200점 만점에 90.64점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익산문화관광재단이 실시한 익산 관광객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익산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해마다 소폭 늘고 있지만, 숙박 여행은 37%에 불과하고 나머지 63%는 당일 여행을 하고 인근 도시에서 숙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권 체류형 숙박 공간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원도심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는 전국적으로 적지 않다.

여수 엑스포와 순천 국가정원박람회 이후 MZ세대는 물론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숙박 수요가 급증한 여수·순천의 경우 기존의 일반·관광숙박업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도시재생활성화지역에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을, 기타 지역에서는 호스텔업 창업을 행정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했다. 이는 숙박 공간 수급은 물론 동네마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숙박 공간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활성화 및 관광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인근 군산도 원도심인 월명·신창·영화동 일원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인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존 숙박업소의 사업권 보호를 위해 외국인만 수용 가능한 도심권 게스트하우스를 도시재생지역 안에서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경우 내국인까지 수용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 일대의 건물주들과 청년 창업자들이 마을기업(펀빌리지협동조합)을 설립해 다양한 형태의 감성 숙박 공간을 운영 중이다.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면서 현재 일대의 게스트하우스는 45개소에 이른다.

이밖에도 제천은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원도심의 노후 건물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춘천은 사회적협동조합이 원도심의 방치된 여인숙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운영하며 연간 5000명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곽현석 전 익산시 중앙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은 “원도심을 활용한 성공 사례를 보면 인스타그램에 소개하고 싶은 개성 만점 숙박 공간들이 다수 만들어져 관광객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거리가 재미있어지자 그 지역의 청년들도 찾지 않던 원도심을 방문하는 등 쇠퇴했던 원도심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도 다수 발견할 수 있다”면서 “익산의 경우 관광진흥법상의 관련 내용을 적극 반영해 내국인 숙박이 가능한 도시민박업 창업이 가능하도록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