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750만 동포 뛸 운동장 넓힐 것...전 세계 동포 꼼꼼히 살펴"

세계한인의날 "120년 이민 역사, 대한민국 역량 키우는데 큰 힘"
재일한국인 3세 "자이니치...한국과 일본 모두 200% 가진 존재"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5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세계 곳곳에 우리 기업과 국민, 750만 동포 여러분이 함께 힘을 모아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현장 축사에서 "정부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동포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작된 120년 이민 역사는 그동안 대한민국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하와이의 뜨거운 사탕수수밭과 중남미의 선인장 농장에서 번 돈은 우리 독립 자금으로 쓰였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현지 송금은 우리 산업화 과정에서 소중한 종잣돈이 됐다"며 "대사관을 비롯해 일본에 있는 공관 10개 중에서 9개가 재일동포 기증으로 조성될 정도로 모국 사랑은 각별했다"고 소개했다.

또 "서울올림픽을 할 때, 외환위기를 겪을 때도 재외동포 여러분이 힘을 모아줬다"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역경을 이겨낸 우리 재외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 발전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초기 해외 진출은 그 시작이 고되고 미미했지만, 여러분의 각고의 노력으로 위대한 한국인의 이민사, 경제사를 써 내려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이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이 기여하고 국제사회에 더 많이 협력할 것"이라며 "전 세계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실현에 동포 여러분이 함께하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재일한국인 3세이자 미국 시민권자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배우 박소희씨가 차세대 동포 대표로서 답사를 낭독했다. 박씨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가족의 4대에 걸친 연대기를 담은 드라마 '파친코'에서 둘째 아들 역을 맡았다.

박씨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바뀔 때마다 놀려대는 친구들과 싸워야 했다. 어느 날 친구가 준 쪽지를 기억한다. 일본어로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적혀 있었다"며 "아버지는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아라. 그게 네게도, 일본 사회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항상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친구 말처럼 내가 돌아가야 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드라마 '파친코'를 만나면서 그렇게 찾아 헤맨 나의 조국이 어디인지 알게 됐다"며 "드라마를 통해 자이니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좋았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200%를 가진 존재, 저는 자랑스러운 자이니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