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됐던 전주 출신 세살배기가 40여 년 만에 고향에서 연사로

미국 변호사 출신 기업가(인클루전 프로) 윤현경(미국명 사라 존스)
전주 미래도시포럼서 두 차례 발표·연설, 디지털 분야 경험 전주 청년들에 전수 예정
2018년 전북일보 보도 통해 오빠, 삼촌 등 친지 찾아

12일 전주 미래도시포럼에 참석한 윤현경(미국명 사라 존스)씨/조현욱 기자

“고향 전주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 포럼에 미국 비즈니스 리더로 참석, 연설하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2일 전주에서 열린 미래도시포럼에 참석한 세션 발표자들 중 한 50대 여성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1976년 3살 무렵 전주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2018년 전북일보 등을 통해 한국의 친척들을 찾은 변호사이자 기업인 윤현경 씨(미국명 사라 존스).

부모 손에서 사랑받으며 컸어야 할 세 살 배기가 이역만리 미국으로 떠난 지 40여 년 만에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연사로 서는 것이다.

그가 연사로 서기까지는 5년 전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온 그를 만나 현재까지 교류를 이어온 전주시 국제협력담당관실의 노력이 있었다.

윤 씨는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주 미래도시포럼에서 저를 초대해줘 정말 놀랍고 기뻤다”며 “처음으로 열리는 포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5년 전 시청이 저에게 보여준 환대에 보답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포럼은 미국 비즈니스 리더로서 저의 관점을 환영하고 물어보는 자리”라며 “제가 국제 입양인들의 실제 경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현경(미국명 사라 존스)씨가 12일 전북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백세종 기자

그는 40년 넘게 한국에 대해 몰랐고 관심이 없었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고향에 대한 생각이 커졌다고 했다. 그리고 결국 2018년 한국의 가족을 찾게 됐다고 했다.

당시 그녀는 두 오빠와 작은 아버지, 그리고 고모들을 만났고, 현재까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고향 전주와 한국사람들에게 당부의 말도 했다.

“한국은 올때마다 느끼지만 한국사람들은 따뜻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좋다.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친지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내가 한국인의 핏줄이라는 것을 매번 느끼고 있다”며 “만약 한 입양아가 가족들을 찾고 있다면 이해하고 포용해 달라”고 했다.

이번 포럼에서 ‘AI혁명속 리더십과 생태계 분야’라는 주제를 강연하는 윤 씨는 디지털분야 전문가다. 입양 신분으로 미국에서 살아온 경험을 다양한 관점의 가치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유타대학에서 엔지니어링과 법학을 전공한 윤 씨는 1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테크놀로지 관련 및 포용적 기업문화 향상을 위한 상담 등을 하는 기업 ‘인클루전 프로’의 CEO이자, 여성 리더십 옹호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자신의 입양아로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그의 TED 강연은 200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