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인물] 취임 100일 김중현 국립민속국악원장 "민속예술의 산실로 성장 시킬 것"

제8대 국립민속악원장에 취임한 김중현 원장이 국립민속국악원을 민족예술의 산실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지난 7월 남원에 소재한 국립민속국악원 제8대 원장으로 김중현(49) 원장이 취임했다. 약 2개월간 공석 상태였던 원장직에 새롭게 취임한 김 원장은 대부분 서울에서 활동했지만, 현장 경험부터 교육·행정 업무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도내 국악계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시각이 공존한다. 취임하자마자 도내 14개 시군 국악 현장을 넘어 몽골 등 이웃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가치있는 문화유산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을 ‘민속예술의 산실’로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중현 원장을 만나 국립민속국악원이 나아갈 방향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 등을 들어봤다.

 

-취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립민속국악원 원장으로서 취임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과거 장관 재임 시절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아쉬움을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국립민속국악원은 케이컬쳐의 뿌리인 국악을 신한류·관광과 결합하여 확산하고 우수콘텐츠와 국내외 프리미엄 국악콘서트를 통해 지역 간 문화불균형을 해소 하고자 합니다. 국악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국립민속국악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시점 그동안의 성과 등 자체평가 부탁드립니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했는지 검토하는 등 조직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설정했습니다. 또 직원 및 외부 이해관계자 등 이들의 의견과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1대1 면담을 실시해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취임 이후 추진된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국립민속국악원의 비전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확인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결방안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취임 초반 몽골과의 문화협력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처럼 과거 원장보다 차별점·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요.

“지난 2월 한몽문화장관 문화협력의 실질적인 추진을 위한 첫걸음 이었으며, 몽골과의 협력을 통해 국립민속국악원의 문화 유산을 몽골과 공유하고, 그들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함으로써 양국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몽골 정부, 몽골국립예술기관, 국립콘서바토리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밖에도 이전 원장들과 비교해 이웃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 및 예술 분야에서 교류를 증진시키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또 상호문화교류를 해왔던 과거와 달리 이웃국가 정부차원에서 공연 인적교류, 학술연구 사업 등 상호협의하고 함께 추진하는 등 단계적 발전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공간적·시간적 한계를 초월한 명실상부한 ‘민속예술의 산실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를 전했는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행 중이거나 계획에 둔 프로그램은 있으신지요.

“국립민속국악원의 활동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까지 확장하여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할 것입니다. 실제 남원지역을 찾는 방문객과 지역주민을 위한 명품창극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등 향후 브랜드 국악공연 개발을 통해 지역관광 상품으로서 지역 관광 수요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또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유통에 제약이 있었으나 국내는 달리는 국악공연을 통해 전국 유명 고택과 캠핑장, 명소를 직접 찾아가려고 합니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 생각해, 어린이와 청소년, 중장년의 요구와 트랜드를 반영해 국악과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국립민속국악원을 국악교육의 중심지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전북 국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전통 국악을 배우고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나 시설이 부족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 전북의 국악과 문화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지역 내외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통 국악에 대한 젊은 세대의 흥미 부족 및 참여율이 낮은 문제가 있습니다.”

-말씀해 주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있을까요.

“전북의 국악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역 내외에서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청소년 및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악 및 전통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해야 합니다. 또 지자체 및 정부 차원에서 문화 예술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예산을 증액하여 전북의 국악계와 문화계를 보다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기 동안 어떠한 청사진을 그리고 계시는지요.

전통 국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추구해,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더욱 넓은 층에 전파하고 싶습니다. 창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기 보다는 있는 것을 어떻게 잘 조화롭게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전북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전통의 본향으로서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자원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전통 문화와 국악은 우리 문화 유산의 귀중한 부분입니다. 이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경험하며, 지역의 문화유산을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해주시는 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우리의 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중현 원장은

군산 출신으로 중앙대 한국음악과, 동 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를 졸업해, 한양대 음악학과 박사(음악인류학)를 졸업했다.

그는 1996년 제1회 KBS 대학국악제 대상수상(작곡)으로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후, 국립중앙극장 행정실장,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경기도립국악단 기획실장,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겸임교수, 남서울대 실용 음악과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