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채소수급 관리에 김장철 소비자만 부담

매년 김장철 앞두고 배추·무값 상승·하락 수급문제 되풀이
농식품부, 수급량조절·원산지 단속 등 채소값 안정화 정책
31일 감사원 결과서 “3년간 배추·무 273억 폐기, 수급관리 엉망”

이미지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정부의 주먹구구식 채소수급 관리가 김장철마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값 상승이 되풀이됐던 가운데 올해도 김장재료가 한 달 전보다 20% 넘게 올랐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4923원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재료값이 크게 오르자 정부가 비축 물량 2900톤을 풀었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4418원보다 높다. 지난달 19일에는 배추 한 포기당 6587원으로 한 달 전(5476원)보다 20% 이상 치솟았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데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채소수급 관리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림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채솟값 안정을 위해 원산지 단속, 수급량 조절 등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정책은 농안기금으로 농산물을 수매·수입한 후 비축했다가 가격 상승기에 방출하는 정부비축사업이다.

그러나 농림식품부 등이 수매 계획을 잘못 세워 지난 3년간 비축한 김장재료 3만 여톤을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달 31일 관련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두 기관이 수확량 예측에 실패해 2020년부터 3년간 배추와 무, 양파 등 3만 여톤(273억 원 물량)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정부는 수확량 감소를 전망해 고랭지 배추 1만 톤을 미리 구입했지만 실제 수확량이 증가해 전량 버려졌다. 이처럼 총 22회의 예측 중 9회가 빗나가는 등 예측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의 오차가 최대 117.8%까지 발생했다.  또 배추와 무 가격이 올라 가격상승 위기경보가 발령됐는데도 10차례 중 3번은 비축물량을 방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산물 가격안정 효과를 내기 위해 비축사업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농산물 수확이 시작된 이후 작황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수급조절이 필요할 때 수매 여부를 결정하거나, 가격 상승기에 창고에 비축하지 않고 바로 산지에서 가락시장으로 방출·판매하도록 하는 등의 개선이 요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