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하는 유쾌한 엄마 코끼리가 꼬마 코끼리들의 씩씩한 외침과 거침없는 발걸음을 담은 책이 세상에 나왔다.
생태 유아교육과 유치원 유기농 급식의 새 지평을 연 유혜숙 전 코끼리유치원장이 코끼리 유아 생태교육 40년의 기록을 담은 책 <엄지 이리 와봐!>(아람)를 펴냈다.
책 제목에 표기된 ‘엄지’는 코끼리유치원 아이들이 유 씨를 칭하는 호칭이다.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놀기’를 좋아했던 엄지는 원하는 대학에 낙방하게 됐고 유아교육과로 진학하게 됐다.
그렇게 아이들과 평생 함께하게 된 이 운명적 선택에서 유 씨는 ‘공부에는 때가 없지만 놀이에는 때가 있으며, 평생 배우기 위해 어린 시절 실컷 놀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실제 책의 1부 ‘놀며 자라는 자연 놀이터’에는 사계절 자연과 함께 배우는 유아들의 이야기가, 2부 ‘생명을 키우고 생명을 먹으며’와 3부 ‘앎에서 삶으로’에서는 고사리손으로 농사짓는 꼬마 농부들과 다양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이 실려있다. 마지막 4부 ‘코끼리에만 있는 일곱가지’에는 교재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해 냈던 코끼리만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 등 비법이 담겨 있다.
또 책에서는 땅을 파고, 모래를 뭉치고, 맨발로 온 세상을 누비는 아이들 등 코끼리 아이들의 톡톡 튀는 창의력으로 일궈낸 재미난 일상의 이야기들도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한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책에는 맨발로 온 세상을 누비는 다섯 살 코끼리부터 가지·오이·배추·고추 농사에 김장까지 직접하는 여섯 살 코끼리, 단 한명의 낙오 없이 어른들도 힘들다는 한라산 꼭대기를 끝내 정복해 내는 집념의 일곱살 코끼리들의 이야기까지 실려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유 씨는 “그동안 제 신념을 바탕으로 우리의 실정에 맞는 놀이 교육을 개발하고 실행해 왔다”며 “이 책을 통해 다른 유아교육 기관에서도 우리도 북유럽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이 책은 코끼리 표 육아교육의 산증인들이자 이 교육을 사랑하는 학부모들의 모임인 ‘코만세(코끼리가 만드는 세상)’의 응원과 도움으로 출판될 수 있었다”며 “코끼리 교육을 지지하는 모든분께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유 씨는 1986년 전체 원아 종일제 보육 기관인 코끼리 아가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생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으며, 전주시 어린이들의 놀이환경 개선과 부모 교육 활동울 펼치며 ‘아동의 놀 권리’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오는 28일 오후 3시부터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카페 부에나까사에서 놀이와 모험으로 사계절을 보내며 성장해가는 유아교육의 현장이 생생히 담긴 이번 책의 북콘서트가 예정돼 많은 이의 관심을 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