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한 일본을 기사회생시킨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논하다.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 '동아시아와 샌프란시스코 체제' 출판기념회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가 이달 24일 서울 정동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개최한 ‘동아시아와 샌프란시스코 체제-3개의 분단과 2개의 휴전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출판기념회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 제공

동아시아 평화와 한반도통일을 중심으로 연구해 온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가 이달 24일 서울 정동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동아시아와 샌프란시스코 체제-3개의 분단과 2개의 휴전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실크로드 영상연구소와 함께 마련한 이날 행사는 동아시아의 석학들이 초청된 가운데 우석대 장영달 명예총장의 환영사에 이어 박석무 다산연구소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및 평화포럼 이사장의 축사, 북토크 순으로 진행됐다.

동아시아평화연구소는 지난해 동아시아의 석학들과 함께 ‘동아시아 평화’라는 연속 강좌를 개최했으며, 이번에 동아시아 정치의 심층에 다가서는 책을 펴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으며, 1부는 김문경 교수와 이노우에 카츠오(井上勝生) 교수의 논문이 소개됐고, 2부는 책의 핵심인 제2차 세계대전 후 동아시아 체제를 논한 논문이 실렸다.

반파시즘 전쟁의 승리를 선언한 얄타-포츠담 체제의 붕괴와 냉전·반공을 기조로 하고, 일본을 기사회생시킨 미국의 동아시아 지배를 정식화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체제’의 성립과 그 결과를 논하는 서재정, 남기정, 추스제(邱士杰), 김준형 논문이 올랐다.

3부에서는 일제와 한 몸인 친일파의 청산과 비판을 담은 장완익, 김승은 논문과 정호기 교수의 한.중 수교와 상호인식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 일본이 미국을 비롯한 전승국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성립한 체제를 일컫는 것으로, 조약은 1951년 9월 48개국이 서명해 이듬해 4월 발효됐다. 조약은 역사 문제와 영토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은 문제 등을 내포하고 있어 현재까지도 그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최대 전범국의 지위에서 벗어나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최대 동맹국이 됐다.

출판사 진인진 김태진 사장은 출간사를 통해 “동아시아의 석학을 망라하고 이러한 책을 펴 낸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가 이달 24일 서울 정동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개최한 ‘동아시아와 샌프란시스코 체제-3개의 분단과 2개의 휴전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출판기념회 참가자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 제공

이어 서승 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북토크에서는 서재정(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 이기범(숙명여대 명예교수), 김희교(광운대 교수)가 참가, ‘우리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이 펼쳐졌다.

토론 참가자들은 ”지금 세계에서 2개의 전쟁이 진행되어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도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대립이 고조되어 있으나, 어디까지나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지켜낼 수 있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서재정 교수는 ”서울고법이 이달 2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은 과거사에 대해 법원이 일본제국의 범죄를 인정한 세계사적 사건“이라 평가했다.

즉, 동아시아의 평화를 훼손해 온 식민지 지배 자체가 불법임을 판시함으로써 동아시아 평화의 기본구조를 밝힘과 동시에 식민지 지배를 받은 자들의 정의를 천명한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