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야경' 즐기는 치명자산, 등산로 가로등 없어 '위험'

전망대·순례길로 유명세⋯야간 방문객 '안전사각'
완산구청 "사유지라 가로·방범 설비 설치 제한적”

등산로에 가로등이 없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전주 치명자산 등산로(왼쪽)와 치명자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전주 구도심 야경. /사진=김지원 기자

“이 밤에 여길 올라간다고요? 랜턴 없이는 힘들 거예요.”

매년 도내 산악사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야경명소인 치명자산 성지 등산로에 방문객이 몰리며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당 등산로는 가로등이나 CCTV가 없어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밤 7시께 찾은 전주 치명자산 등산로.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서 바로 앞의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조명 없이는 도저히 들어가기 힘들었다.

밤낮으로 많은 주민이 모이면서 어두운 밤에도 등산객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계단의 크기와 높이가 각기 달라 잘 보지 않으면 발을 헛디뎌 휘청거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등산로 중턱에서 하산하던 주민 김모 씨(53)는 “정상까지 가려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너무 어두워서 포기했다. 헤드랜턴 같은 장비가 없으면 올라가기 힘들다”며 조심스레 내려갔다.

전망대에서 만난 주민 이모 씨(58)는 “이곳은 도시의 불빛 덕분에 환하지만, 등산로는 나무에 둘러싸여 굉장히 어둡다”며 “작은 가로등이라도 설치되면 걱정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매년 도내 산악사고가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산악사고는 2020년 460건, 2021년 499건, 지난해 545건으로 총 1514건에 달한다. 그중 실족·추락이 전체의 28%를 차지했다.

한편 CCTV 등 전체적인 치안 시스템이 미흡해 범죄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치명자산 등산로에 설치된 CCTV 등 보안설비는 단 한 대도 없어 등산객을 위한 안전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이에 완산구청 녹지관리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로등이나 CCTV 설치 계획은 없다”며 “해당 등산로는 사유지라서 가로 설비나 방범 설비 설치에 제한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두성 전북소방본부 구조구급과 소방경은 “야간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고 시야 확보가 힘들어 사고 위험이 크다”며 “야간 산행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