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재원대책은 있나

지지부진하던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범기 전주시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13일 ‘전주 종합경기장 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협약 체결에 따른 민·관 협력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롯데쇼핑이 종합경기장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된지 11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이 사업은 2012년 송하진 시장이 계획을 세웠으나 김승수 시장이 이를 뒤집고, 다시 우범기 시장이 이를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주 도심의 흉물로 변해가던 종합경기장이 일단 MICE 복합단지 개발로 가닥을 잡은 것은 다행이다. 전북에는 제대로 된 컨벤션시설이 없어 대규모 국내외 행사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원 마련과 대기업 특혜논란 등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특히 우범기 시장은 취임 후 입만 열면 1조원대 사업을 터트리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이 2만㎡ 규모의 전시장을 갖춘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전주시에 공공시설로 기부채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댓가로 시는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의 27%인 3만3000㎡를 대물로 변제하고, 롯데쇼핑은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원하는 4성급 호텔과 판매시설을 건립하게 된다. 사업 기간은 협약체결일로부터 66개월로 명시했다. 이는 종전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 12만715㎡ 중 53%인 6만3786㎡를 민간사업자에 넘겨주는 ‘기부 대 양여’ 방식에서 종합경기장 전체 부지의 27%를 롯데쇼핑에 변제하는 ‘대물 변제’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사업에는 1조원대가 투자되는데 문제는 전주시가 18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전주시의 지난해 채무액 규모는 2144억 원으로 창원과 수원, 성남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또 최근 3년 사이 1211억 원이 늘어 증가세도 전국 네 번째다. 더욱이 우 시장 취임 이후 2032년까지 1조7000억원의 왕의궁원 프로젝트, 2040년까지 1조3000억원의 전주 북부권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 중 상당수가 국고 보조 없는 시 자체사업이다. 여기에 전주종합경기장 사업까지 가세했다. 정부는 긴축재정으로 지방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전주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계획을 밝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