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이 전주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은 21일 야외 정원을 옥외전시장으로 조성해 ‘내 마음을 돌아보는 길’이란 주제로 고인이 기증한 유물 중 문인석, 석인상 등 총 6개 주제로 석조문화재 35점을 전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1부 ‘나를 돌아보는 마음’에서는 무덤 앞 좌·우에 배치되는 돌로 만든 조각인 문인석을 감상할 수 있다.
문인석은 공복(公服) 차림을 하고 머리엔 관을 썼으며 손에는 패를 뜻하는 홀(笏)을 들고 있다.
옛사람들은 문인석 앞에 죽은 자를 애도하고 추억했으며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문인석은 죽은 자를 위해 세웠지만 동시에 산 사람을 위로하는 석조물이라 할 수 있다.
2부 ‘단단한, 견뎌내는 마음’과 3부 ‘간절히 모은, 바라는 마음’에서는 다양한 표정과 자세가 돋보이는 석인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단단한 돌 위에 새긴 인간의 희로애락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양한 얼굴 표정을 한 석인상은 각기 다른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얼굴,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화를 내는 얼굴,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모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4부와 5부, 6부에서는 전북지역의 불교·민속 문화재와 고분 유적들을 소개해 신앙과 매장 의례의 한 측면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전시는 이날부터 국립전주박물관 야외 정원에서 상시 관람할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추운 겨울 얼어있는 관람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