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10억에 토지를 매도하려 한다. 그런데 매수인은 해당 토지 감정가가 15억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며, 자신이 10억을 주고 살 테니 금융기관에 대출 용도로 제출할 15억짜리 계약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의뢰인은 2개의 계약서를 작성해 대출을 받아도 되는지 물어왔다.
법률상담을 하며, 형사 사건 중 누구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지를 수 있고, 실수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벌금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지만 아주 크게 처벌받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무접촉 뺑소니 사고, 마지막으로 대출 사기이다.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은 알바라 생각했지만, 범죄집단의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고, 무접촉 뺑소니 사고는 부딪치지도 않았는데 뺑소니범이 되는 것으로 모두 범죄인지조차 잘 알지 못했고, 적발되더라도 크게 벌금 정도에 그치겠지, 하지만 모두 구속까지 될 수 있는 큰 범죄이다.
대출사기는 금융기관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대출액을 정하기 때문에 매수인 입장에서는 대출을 많이 받을 목적으로 이중계약서(업계약서) 작성을 매도인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토지 거래를 많이 해 봤거나, 금융기관 관계자라면 오히려 업계약서가 크게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기도 한다.
감정가가 15억 정도라 담보가치도 충분하고, 실제 이자와 원금을 성실히 갚았더라도 대출받을 목적으로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금융기관을 속인 것이라면 10억 넘는 사기 범죄가 된다. 위 사례에서 매도인은 본인의 이익이 없고, 매수인을 도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사기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의뢰인들은 대출 사기에 대해 상담하며 벌금은 얼마 나오냐 묻곤 한다. 실제 본인의 죄의식보다 처벌이 심한 경우가 있다.
보이스피싱 인출 알바, 무접촉 뺑소니 사고, 업계약서 대출 사기. 모두 평범한 사람이 별문제 없을 거라고 하며 저지를 수 있지만, 법정형은 아주 높은 범죄이다.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