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선한 영향력 확산하길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감동을 안겼다. 24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선행이고, 누적 성금액은 9억6479만7670원에 달한다.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23년, 한파 속에 시린 계절을 보내고 있는 지역사회에 온정과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소식이어서 더 반갑다.

노송동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58만4000원의 성금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말 성탄절 전후로 성금과 편지가 담긴 상자를 두고 가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화제가 됐다. 성금은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과 학생들에게 연탄과 쌀,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이후 그의 선한 영향력은 지역사회에 널리 퍼졌다. 전주는 ‘천사의 도시’로 불리게 됐고,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기리고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천사축제를 개최해 불우이웃을 위한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 주민센터 앞 화단에 ‘얼굴 없는 천사’ 기념비를 세웠다. 또 천사마을이 된 노송동에서는 특화사업으로 매월  ‘얼굴 없는 천사의 날’을 정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중식제공 △이·미용 봉사 △문화누리카드 장터 개장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면서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리고 있다. 특히 이 얼굴 없는 천사는 HD현대1%나눔재단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시민 영웅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제정한 ‘제1회 HD현대아너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그의 선행이 다시 한 번 부각되기도 했다. HD현대1%나눔재단은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존중해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상금과 상패를 전달했고, 상금 2억원은 전액 소외계층 지원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나눔 캠페인이 한창이다. 얼굴도 이름도 알리지 않은 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대로 무려 24년째 선행을 실천해온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되새기면서 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볼 때다.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해온 얼굴 없는 천사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나눔의 선순환’이 더 확산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