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회원사들 간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치열함이 도를 넘어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비화됐던 지난 선거 양상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주상의 일부 회원들은 2일 오후 전주상의 7층 대강당에서 '조병두 의원 외 56명' 명의로 전주상의 정상화를 위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방섭 회장이 선관위 구성에 관여하고 의원총회 개최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전체 1306명의 회원들 가운데 무려 973명이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회계부실을 초래하고 전주상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이들은 대부분 지난 2021년 의원선거에서 윤 회장을 통해 25만원을 납부하고 입회한 회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상의 내부 문제까지 거론되는 등 폭로전 양상이 전개되는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022년 윤 회장의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소송 취하를 전제로 작성된 합의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당시 작성된 합의문에는 윤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남은 임기를 보장하고, 차기 회장으로 김정태 부회장이 선출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의원들은 "윤 회장이 최근 이 같은 합의내용을 뒤집고 차기 회장에 나설 여러 가지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며 합의내용 준수를 촉구했다.
아직 윤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부 측근 회원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선거일정 등을 현재까지도 의원총회에 회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윤 회장은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합의문을 작성할 때 직접 참석하지 않았고, 나중에 휴대폰 문자로 통보받았는데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면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 회장 임기가 남아 있고 차기 회장에 나서겠다는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윤방섭 회장은 “일부 회원들의 소송 제기로 직무가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회장 임기 동안 소송 문제에 시달려 왔다”며 “차기 회장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고 소문에 불과하다. 아직 회장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출마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상의 회장 선거를 둘러싼 합의문의 진위여부와 효력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이 전개되면서 지역 상공계에서는 전북 경제계를 대표하는 전주상의 회장이 일부 회원들만의 전유물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24대 회장 선거에서 윤방섭 회장이 당선됐지만 신규 회원 급증과 매표 논란 등이 불거지며 전주상의 역사상 최초로 회장 선거 문제로 소송전이 전개됐으며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2022년 8월 전주상공회의소 일부 의원들이 청구한 회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회장의 직무가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