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자도 출범과 전북바로알기

김동연 경기지사는 3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총선 전 주민투표가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통해 커다란 아쉬움을 표시했다. 경기도의 경우 이미 서울보다 더 커진데다 상대적으로 낙후지역인 북부권에 대한 배려 등의 이유로 그동안 야심차게 북부특자도 추진에 주력해왔으나 총선전 투표가 무산된데 따른 소회를 피력한 셈이다. 그는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경기북부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통 공약으로 내걸고 민의를 확인받도록 하겠다"며  "특별법 제정을 관철해 35년 동안 정치적 손익에 따라 호출됐다 사라지기를 반복한 희망 고문을 끝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의 사례는 만일 전북특별자치도가 무산됐더라면, 또는 법 개정에 실패해 허울뿐인 전북특자도로 남게됐다면 얼마나 아쉬움이 컸겠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고 단지 지금부터 도전할 기회가 전북특자도민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에 불과하지만, 경기북부특자도의 무산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런데 오는 18일 전북특자도 출범을 앞두고 전북도, 도교육청, 도내 대학들이 하루빨리 해야할게 있다. 지극히 사소한듯 해도 전북바로알기 교과목을 당장 운용해야 한다는 거다. 타 시도의 경우 벌써 수년째 대학에서 지역 애착심 고취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곳이 있으나 전북의 경우 대학 이전 단계에서 일부 사회과목에 지역 관련 프로그램이 조금 포함된 정도다. 전북이웃청년웰컴활동 지원사업의 경우 전북 신규 전입청년과 학업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도내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역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갖도록 하고 있으나 이것으론 부족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도내 10개 종합대학, 9개 전문대학, 2개 기능대학에서 가칭 전북바로알기 교양 교과목을 개설해 운용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례로 전북현대를 들어보자. 전북현대 인스타 공식팔로워 수는 무려 23만5천명이나 된다. 1천만명의 도시를 연고로 하는 FC서울은 6만8천명, 2년 연속 우승팀인 울산현대가 9만8천명인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인다. 전북현대가 좋아 전북을 찾거나 심한 경우 진학을 전북으로 하는 학생까지 있는 것을 보면 ‘전북의 스포츠산업과 전북현대’를 주제로 한 강의를 전북바로알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도입하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지난해 5월 전북대는 ‘전대인의 날’ 행사를 통해 경기관람을 실시했는데 이후 찐팬이 되고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역에 대한 애착심 고취를 통해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유도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상당수 지역에서 시행중인 청년들에게 사소한 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은 청년 인구유출을 일시적으로 늦추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정책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지역을 제대로 알고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갖게하는것, 그게 바로 전북특자도 성공의 첫 걸음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