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된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 베어버린 고창군

이병렬 (사)고창문화연구회장

 

고창군 고창읍 월곡근린공원 내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를 고창군이 벌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창군민들에 따르면, 군은 최근 하루 만에 월곡근린공원의 수령 35년 이상 된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를 베어 냈다. 나무 둘레가 대부분 아이들의 두 팔을 모은 것보다 큰 아름드리나무로 현재는 밑동만 남아 있다. 월곡근린공원은 인근의 월곡, 주공아파트, 제일 아파트를 끼고 있고, 고창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월곡택지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 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이 이용하고 있고, 특히 놀이터 시설이 좋아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이다. 고창군이 베어낸 스트로브잣나무는 공원의 외곽의 도로와 경계를 이뤄 감싸고 있어 주민들의 안전과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주었다. 이런 멀쩡한 공간의 스트로브잣나무를 베어 내고 철판으로 가로막아 공원이용을 막아버리고 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고창군은 “공원은 토양 배수불량으로 대부분의 수목이 생장한계점에 이르러 수목이 약해져 갈수록 고사가 많이 되고 있다. 향후 십여 년 후에도 발전성이 없는 것으로 예상되어 친근감 있는 공원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어 국비를 확보하여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설명회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편백나무로 대치하기로 했다. 베어낸 스트로브 잣나무는 뿌리가 옆으로 뻗어 나무가 커질수록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계속적으로 쓰러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한 도로변 주차차량과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송진피해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로브잣나무는 산림청에서 미래의 경제적 가치와 병충해 예방 및 기후변화에 최적화되었다 하여 권장하는 나무다. 군에서 멀쩡한 나무를 베고 그곳에 심겠다는 편백나무는 일본에서 전 국민의 40%에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기피 수종이다. 베어낸 나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나무 관리가 안 되어 송진이 떨어졌음에도 나무 탓과 민원 때문이라는 변명만 한다. 전화 한두 통으로 민원을 재빠르게 해결해주었다. 수십 년 된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일은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 

군민들도 방송을 보고 황당하다며 아쉬워했다. 주민인 최모(53, 제일아파트)씨는 “35년 이상 된 나무를 송진가루 때문에 민원이 30여건 발생해서 벌목하고 다른 나무로 대체한다고 하는데, 어느 누가 민원 했는지 궁금하다. 송진가루가 1년 내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봄에 잠깐이면 사라진다. 또한 우리 주위에 군목인 소나무도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가? 그 좋은 숲속에서 여름이면 운동하기도 좋았는데 이제는 띠앗 볕 아래서 운동하게 생겼다. 공원 조성에 10여억 원이 소요된다는데, 그런 큰 예산을 소외계층이나 낙후된 취락 개선사업에 쓰였으면 얼마나 좋은가”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창군은 하루빨리 공원을 정비하여 주민들이 편안하게 쉬고 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스트로브잣나무보다 피해를 더 줄 편백나무를 심는데 더 강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고, 또한 편백나무를 공급하는 업체를 전임 고위공무원이 선정하고 떠났다는 소문이 무성해 파문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이병렬 (사)고창문화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