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망론과 농민대통령

조합원 직선제로 오는 25일 치러지는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10∼11일 이틀간 후보등록에 이어 12일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진다. 250만 농업인을 대표하는 ‘농민 대통령’인 농협중앙회장은 4년 임기에 30억원이 넘는 보수와 전국 5000여 개가 넘는 농협조직의 사업과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의 주인공이다. 간선제로 중앙회장을 선출한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는 조합장 등 1111명의 선거인이 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한다. 조합원 수 3천명 미만 조합은 1표, 3천명 이상 조합은 2표를 행사해 전국적으로 총 1252표가 승패를 가른다. 예비후보는 무려 11명이나 됐다. 대부분 농협조합장 출신이나 총선 출마 경험이 있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농업회사법인, 농협중앙회 임직원 등 다양한 경력의 후보자들이 나섰다. 예비후보 11명은 △강호동(63년생·율곡농협조합장) △구정훈(61년생·옥과농협조합장) △송영조(56년생·부산금정농협조합장) △서석조(52년생·북영덕농협조합장) △이찬진(60년생·전 국회의원 출마) △임명택(56년생·전 농협중앙회 근무) △정운진(59년생·농업회사법인 우주 대표) △정병두(64년생· 전 국회의원 출마) △조덕현(57년생·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56년생·부경원예농협조합장) △황성보(55년생·동창원농협조합장) 등 이었다. 요즘 화두는 충청권 대망론, 영남권 대망론이라고 한다. 영남권대망론의 선두주자는 현재로서는 강호동 예비후보다. 지난 선거에서 3위를 했기에 일단 지명도 측면에서 유리해 보인다. 또한 경남권 후보중 한명인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역시 막강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에 맞설 충청권 대표주자는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이 돋보인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충청 출신 중앙회장 선출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있다. 실제로 충청권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충청 민심이 '충청의 아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며 30여년 만에 충청권 출신 회장 탄생을 기대하는 눈치다. 호남, 충청, 경기 등 서부권 벨트의 지지세를 모으면서 급부상한다는 전언이다. 아쉽게도 호남대망론이나 전북대망론은 선택지에 아예 없다. 역대 대선때 이철승, 유종근, 정동영, 정세균씨 등이 전북대망론을 등에업고 레이스를 펼쳤으나 모두 실패했다. 농민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도 전북 출신 후보는 아쉽게도 없다. 4년전 선거때  2위를 했던 유남영 후보(정읍농협조합장)가 권토중래, 재도전에 나섰으나 자금부족, 세부족을 이유로 뜻을 접었다. 전국단위 선거여서 30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지지세 역시 중요한데 전북 조합장들중에는 자신의 입지를 염두에 두고 지역 출신 후보를 외면한 것이 유남영 후보의 중도포기 사유라고 한다. 전북 표심은 조덕현 쪽에 많이 쏠리는 분위기인데, 강호동, 송영조 쪽에 붙는 조합원들도 상당수에 달해, 최종적으로 어느쪽에 힘을 실어줄지가 선거 결과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