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유가족들이 원불교 교단 차원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지부장 문성철)는 16일 익산 원불교 총부를 찾아 나상호 교정원장과 면담을 갖고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원만히 공포될 수 있도록 종교계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문성철 지부장은 “지난 1년여간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 2주간이 제일 두려운 시간이 될 것 같다”면서 “진실규명을 위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특별법밖에 없다.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특별법 공포를 위한 동행을 간청했다.
특히 “정부에서 저희를 국민으로 보지 않고 정치적 반대자로 취급해 진상규명 요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모두의 노력으로 기적같이 특별법이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유가족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면서 하루하루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18일에 국민의힘 의총이 있고 19일에는 국회에서 정부로 법안이 넘어가는 만큼 내일부터 유족들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즉각 특별법이 공포될 수 있도록 분향소부터 대통령실까지 영정을 들고 가고 오체투지 단식 등 모든 것을 다할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유가족들의 바람은 정부가 우리를 국민으로 봐 주는 것”이라며 “의지할 곳이 없을 때 옆에 계셨던 종교 지도자들이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말씀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나상호 교정원장은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지난해 1주기 때 7대 종단이 함께 진상규명을 요청하기로 마음을 모았고 이번에도 함께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유가족분들이 요청하는 진상규명이 열반한 자신의 자녀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인 만큼 국민들도 다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되길 바란다”면서 “유가족들과 종단의 입장을 전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면담 후 문성철 지부장은 나상호 교정원장에게 전북지역 유가족들의 1년간 기록이 담긴 책과 이태원 참사 배지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