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해 맞았지만...전북 건설업계 암울

전북에서 발주되는 대형공사 대부분 외지 업체가 독차지...민간공사도 외지업체 잔치판
1166개 도내 종합건설사 중 손익분기점인 50억 원 이상 업체는 85개사불과 402개사는 지난 해 공공공사 수주건수 제로(0)
고금리와 물가상승에 유동성 위기확산과 미수금 증가로 중견건설업체들 중심으로 부도설까지 나돌아 위기감 고조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희망찬 새해를 맞았지만 도내 건설업계에 암울한 기운이 감돌면서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일감부족과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전북건설업계에 따르면 도내에는 1166개 도내 종합건설사와 3206개의 전문건설업체를 비롯해 설비, 전기, 통신, 소방업체에 감리와 설계, 건설엔지니어링 업체까지 전북지역에서만 건설관련 업체들은 모두 5000여 개 사를 훌쩍 넘고 있다.

종사자 수만 따져도 3만 여명이며 건설 현장 노동자까지 더하면 4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외지 건설업체들이 대형 공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아파트 같은 대형 민간 건설시장도 이미 잠식한지 오래여서 외지 대형업체들의 배만 불릴 뿐 지역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형공사에 10%~20%씩 지분을 가지고 공동계약에 참여한 업체들도 외지 대형업체들의 횡포와 갑질에 직접 시공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이윤은커녕 적자를 보기 일쑤다. 

도내 종합건설사 가운데 수주실적이 손익분기점인 50억 원을 넘긴 업체는 10%도 안 되는 85개사 불과해 90%이상 업체들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402개사는 지난 해 공공공사를 단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공공공사 의존도가 큰 지역건설업계 특성상 경영난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민간건축 현장은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오래전부터 주택건설시장을 외지 대형건설업체들이 잠식하면서 이들 업체들의 협력업체 위주로 하도급 계약이 맺어지고 있고 도내 전문건설업체들과 설비건설업체들이 참여하기는 바늘구멍에 비유될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종별로 도내에서 실적이 상위 1~2위 업체 이거나 허가권한을 가진 지자체의 추천을 받아야 입찰에 참여라도 가능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들과 지자체를 상대로 로비능력마저 없는 업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고금리와 인건비, 건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새해 들어 유동성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적자부도 소문까지 나돌면서 하루하루 위기를 넘기기도 힘들어지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건설 산업이 외지대형업체들의 시장 잠식과 유동성 위기로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며 “지역건설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북도 지역정책과 이정석 과장은 “대형공사 현장에서 지역건설업체들이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없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