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을’이 22대 총선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전주을은 가장 복잡한 경선 구도 외에도 전북 선거구 중 유일하게 치열한 본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을은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이나 진보당이 당선될 수도 있는 지역으로 유권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략공천설이 떠도는 전주을은 역대급 혼전이 예정돼 있다.
출마가 확실한 후보군만 지역구 현역인 진보당 강성희 의원, 국민의힘 전주을 당협위원장인 정운천 의원, 민주당 공천후보 등 최소 3자 구도다.
여기에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 미래’의 신경민 전 의원이 전주을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 정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 전 의원은 전주 출신으로 수도권이나 전주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그는 현재 신당에서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새로운 미래가 전국에 후보를 낸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볼 때 호남에서도 신당 소속 입지자들의 출마가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 양당의 공천 이후 3지대 빅텐트로의 합종연횡이 빨라질 것을 예상하면 전주을의 선거구도는 몇 차례 더 격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재선거에서도 전주을은 예상치 못한 대진표로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했다.
지난해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석패했던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낮지만 다른 정당 후보로 나올 경우 선거 구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내부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민주당 전주을 후보군에는 현역 비례대표인 양경숙 의원과 고종윤∙박진만∙성치두∙이덕춘∙최형재 예비후보 등이 경쟁하고 있지만 아직 ‘절대 우위’의 예비후보는 없다.
예비후보 간 지지율에 큰 격차가 없다는 것도 전주을 전략공천설이 나오는 배경의 하나다. 그러나 이들 중 청년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고종윤 예비후보를 제외하면 전주을에서 텃밭을 다져온 만큼 전략공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에서 다른 후보군을 발탁해도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치르자는 것.
민주당의 전략공천 후보군으로는 이성윤 전 검사장과 여운태 전 육군 참모차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전략공천이 없을 경우 이들이 전주을 경선에 뛰어들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략공천은 민주당내 분열을 불러 다른 정당 후보의 어부지리를 도울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에겐 부담이다. 전략공천으로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면 최소 재선까지는 가능하기 때문에 당내 견제가 더욱 심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전략공천과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20%를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50개 선거구에 전략공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민주당 전략선거구는 17곳으로 오히려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당원게시판과 당원들이 자주 모이는 SNS에서도 전주을 전략공천설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전주을 기존 예비후보들의 무리수가 우려되고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국힘 중앙당의 선거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 의원은 여당 내부에서 호남의 유일한 당선권에 있다고 보는 후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전략이 광주가 아닌 전북이 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장관 시절을 제외하고 전주를 찾은 사례는 없는 만큼 앞으로의 전주을 선거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