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전북일보가 전주시 효자동 핸드폰 대리점을 찾아 "개통이 몇 대까지 가능하냐"고 묻자 "신용도에 따라 다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리점 관계자는 “신용조회 결과에 따라 고객님은 3대까지 핸드폰을 개통할 수 있다”며 “기간에 상관없이 일반인들은 공기계를 가져오거나 새 핸드폰으로 바로 개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전화번호를 가지는 것이 가능해 휴대전화를 통해 여론조사를 하고 선거 후보자를 뽑는 경선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성은 날로 하락하고 있고 이를 악용해 민의를 왜곡하거나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4.10 총선이 다가오면서 각종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각 정당들은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데 50~80%까지 여론조사를 반영한다.
문제는 대다수 시민이 여론조사에 대해 무관심한 상황에서 자신의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핸드폰을 여러 대 개통해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일반 주민들은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 올 경우 받지않거나 거절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여론조사기관들이나 전문가들은 1000명의 표본을 얻기 위해선 3만 건 이상의 전화걸기 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은 표본 수를 채우기 위해 다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되며, 이 과정에서 여러 개의 핸드폰 번호를 가지고 있다면 같은 사람이 한 차례 이상의 전화를 받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에는 여론조사기관 전화번호를 모아놓은 글이 올라오는 등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부작용도 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읍·고창군 선거구에 출마하는 유성엽 예비후보의 제안도 관심을 끈다.
유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을 포함해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1인 1회선을 넘어 개인이 가입한 이통사의 수대로 1인 다회선의 안심번호가 추출되고 있다”며 “1인이 다수의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는 현 상황은 언제든 여론 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론조사 왜곡방지를 위한 입법을 제안했다.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진만 교수는 ”공천 자체를 급박하게 하다 보니 (전화)여론조사 공천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시스템을 갖춘 뒤에 공천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선거제도나 선거구 획정도 안되어 있는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정치인을 미리 리쿠르팅하는 정치인 양성 루트가 제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며, 기존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 정도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김경수 기자∙최동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