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농업농촌의 위기'와 관련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업화와 성장의 후폭풍으로 야기된 전 지구적 기후위기, 식량위기를 비롯해 고령화, 전쟁, 먹거리 세계화에 따른 농업의 위기, 도시화 및 저출산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 디지털화, 개인화로 인한 공동체 위기까지 다양한 위기 상황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특히, 진안군은 농산촌 지역으로서 이 모든 위기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관련 보도들을 접할 때면 늘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위기는 동시에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다. 지난 2021년 9월 정부는 인구감소가 심각한 전국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하고, 지방소멸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1년에 1조씩 10년간 총 1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진안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과 고향사랑기부금을 농업농촌 위기의 시대 극복과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미래 진안’ 만들기를 위한 사업으로 활용해야 한다. 어떤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첫째, 지역 농업인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농들에게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 내에서 우선 유통, 소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역 먹거리 판매처인 도시권 관계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지역 먹거리계획’도 구축해야 한다.
진안군은 향후 5년간의 먹거리종합계획을 수립(2023년 2월)하고, 먹거리계획 포괄 지원사업(농식품부 공모, 총사업비 60억 원 정도) 선정 등 사업시행을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시군 지역 먹거리계획의 빠른 성장과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소농의 안정적 판로를 마련해 주는 동시에 군민 먹거리기본권 실현을 위한 먹거리 복지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먹거리 계획의 시행은, 장기적으로 정주인구가 유입하고 관계인구를 확대되며 미래 지역사회가 먹고 살 거리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기후 위기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가까운 미래에는 ‘먹고 살 거리’를 확보해야만 지방소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둘째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진안고원 산림자원에 기반한 생태‧건강 치유의 고장 진안 만들기를 위한 체류형 관광 활성화 사업이다. 연간 8만 4000여 명 이상의 방문이 예상되는 국립 지덕권산림치유원은 2024년 백운면에 준공 예정으로, 마이산 북부 산약초타운, 정천면의 진안고원치유숲과 운장산자연휴양림, 부귀면의 편백숲을 아우르는 진안군 산림치유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운일암반일암과 용담호 등 관광자원들을 활용한 건강‧생태‧치유의 체류형 관광 만들기는 정주 인구를 늘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지방소멸위기 대응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산약초타운 등 기존 산림치유시설을 보강하고, 해당 시설을 활용한 맨발걷기, 숲 요가, 숲 트래킹 등 다양한 치유활동과 즐길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진안고원 산골음식의 연구 및 대중화와 병행하여 관련 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입체적 ‘산림치유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한다면, 진안군은 독일의 크나이프 마을 못지않은 세계적 치유도시로 자리매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계인구 증가를 이뤄낼 수 있다.
'위기의 시대'에 당면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작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미래 진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다.
/전춘성 진안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