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 군산시의원들을 지켜보면 왠지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하다.
민주당 지역 경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김의겸‧신영대 예비후보 진영으로 갈라선 시의원들은 '사생결단' 투지를 보이며 본회의장에서조차 상대 진영 흠집내기에 혈안이다.
이들이 언제 시정 발전과 시민을 위한 의정 활동에 이러한 열정을 보였었는지 되돌아볼 정도인데, 시 안팎에선 "군산시의회 때문에 개그콘서트가 재미없다"는 조롱 섞인 말들이 오가는 등 시의회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군산시의회 제261회 임시회 5분 자유 발언만 봐도 그렇다.
이날 5분 발언은 시정 운영과 관련 없이 오롯이 상대 진영에 대해 맹폭을 퍼붓는 정치 공세의 장으로 악용됐다.
포문을 연 한경봉 의원의 5분 발언은 민주당 경선에 나서고 있는 신영대 국회의원을 의도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한 의원은 “신영대 의원이 게시한 홍보물을 보면 군산조선소는 겨우 블록용접만 해 울산조선소에 공급하는 데 버젓이 재가동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며 “신 의원은 공약 1호인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는 것을 밝히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서은식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같은 당 총선 후보를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비난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의겸 의원은 청렴도와 관련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는데 이는 국회의원이 관여할 수 없는 월권행위”라고 맞받아치며 김 의원을 비난했다.
의정 활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본회의장에서 상대 진영의 약점과 흠집을 끄집어내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1시간 넘게 별다른 내용 없이 본회의를 지연시켜 놓고 시작한 본회의는 고작 상대 진영에 대한 비방과 고성이 오가는 막말 대잔치로 끝났다.
관객은 본회의장에 있던 50여 명의 집행부와 유튜브로 이를 지켜본 시민들인데, 이들의 눈에는 시의원들이 당선 유력 후보자에게 향후 지선 때 공천받기 위해 눈도장을 찍기 위한 과잉 충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시의회는 그렇게 웃음거리가 됐는데도, 5분 자유 발언을 문제 삼아 시의원 간 고소‧고발 설까지 공공연히 오가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주연은 빠지고 조연들만 열띤 무대를 펼치고 있다.
실제 총선 출마 예비후보들은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있음에도 오히려 주변 인사들이 상대 진영 비방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더욱이 개그콘서트에는 이를 진행하는 총괄 감독과 조연출이 있기 마련이지만 시의회 개그콘서트에는 이들마저도 없었다.
총괄 감독인 시의장과 조연출인 부의장이 애초 5분 발언이 본회의에서 진행되기 전에 이를 걸러냈으면 이날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그 역할을 못했다.
시민들을 무시해가며 열띤 개그콘서트를 보여준 시의원들은 명심해야 한다.
4.10 총선이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반목하게 하는 선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우려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웃기지도 않는 개그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시의원들이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로 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