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버스 노선 변경..."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전주시 6번에 걸친 버스노선 개편
노선 모르는 어르신들 불만 커
버스기사의 친절 의식도 부족
앞으로 추가 노선개편 예정된 상황 개선책 요구돼

전주시의 잦은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고령층 시민들에게 혼란 및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층은 스마트폰 사용을 통한 정보 획득이 더딘 정보 취약계층인데, 고령층 이용객들을 위한 노선개편 정보안내 방식의 다양화 등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31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0년 11월을 시작으로 2021년 6월, 2022년 6월과 9월, 지난해 8월 등 모두 5번의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단행했다. 또 다음달에도 추가 개편이 예정돼 있는 등 한 해 한 번 꼴로 시내버스 노선이 변경되고 있다.

완주군이 지난 2020년 11월 14일 마을버스를 도입하면서 전주시는 60년 만의 대대적인 노선개편을 시작했다.

개편전 전주시의 시내버스는 완주군까지 노선이 이어져 있었다. 전주시가 완주군 운행에 대한 노선 연장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적자 폭을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데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완주군이 마을버스를 도입해 재정지원을 분담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노선 개편이 자주 이뤄지면서 노령층 등 교통취약계층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오전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최영자 씨(75·여)는 “버스 노선들이 계속 바뀌면서 매번 타던 버스들이 이제는 어디를 가는지 당최 모르겠다”며 “젊은 사람들은 핸드폰이나 검색을 통해 노선이 바뀌어도 금방 알 수 있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한번 기억한 노선이 자주 바뀌면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평화동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이복희 씨(70대·여)는 “원래 버스가 오던 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나가 한참을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며 “다른 노선 버스 기사한테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니 이제 내가 타던 버스는 안 다닌다고 했다. 1시간 동안을 정류장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또 노선을 헷갈려 하는 고령층 이용객들이 버스기사에게 “이거 어디 정류장 가나요?”를 묻고 있지만, 몇몇 기사들은 짜증을 내거나 심지어 무시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버스기사 친절 부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엄춘임 씨(70대·여)는 “버스기사에게 버스가 집 앞 정류장을 가는지 물어보기가 겁난다”며 “짜증을 내는건 기본이고, 욕을 하는 기사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22년 2월 시행됐던 지간선제 2단계 추진 당시 접수된 민원은 5000건에 달했다. 많은 노선들이 폐지되고 변경됨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지간선제 도입으로 버스노선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8월로 지간선제 사업이 마무리될 것이고,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하는 한편, 고령층에 대한 노선정보 안내 방식의 다양화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